한국 찾은 월가 황제 "中과 협력 이어가야"
KIC·금융지주 회장단 만나
미중 갈등 속 韓 역할 논의
"한국은 첨단과학기술 강국
이 나라에 경의 표하러 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5년 만에 1박2일 일정으로 5일 한국을 찾았다. 다이먼 회장은 도착 직후부터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 중인 다이먼 회장은 당초 한국에는 몇 시간만 체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을 더 늘려 잡았다. 이날 한국을 찾은 다이먼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바로 서울 시내의 한 호텔로 이동해 1시간가량 주요 금융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는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비롯해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이먼 회장은 미팅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현재 아시아를 순방하는 중"이라며 "미·중 관계 속에서 한국 및 아시아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의 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JP모건 측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금융기관 회장은 "향후 미·중 관계의 전개 방향과 이에 따른 한국의 입장 변화 등을 문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기관 회장은 "전기차, 반도체 등 (미국 정부의 핵심 육성 사업) 분야는 미국 정부 기조를 따라가는 듯했으나, 그렇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중국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 회장은 앞서 방문한 중국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차이나 서밋'에 참석해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JP모건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 외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국 재계·금융계 인사가 잇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경색돼 있던 대중국 투자 분위기가 완화될지 기대된다.
한편 다이먼 회장은 한국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이 나라에 경의를 표하러 왔다"며 "한국에 와서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한국은) 과학기술 등에서 많은 발전을 했다"며 "내가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여러 나라를 갔다 왔는데 지정학적 문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대해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이 내년 미국 대선 후보로 강력하게 부상함에 따라 대통령실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다이먼 회장은 한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면서 "아시아 순방은 미국 대통령 캠페인과 상관없으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공식적으로 대통령실과의 미팅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강두순 기자 / 강봉진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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