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선수 없는 '골짜기세대'의 반란 … 또 4강 신화 썼다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6.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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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U-20축구 2회연속 4강
철벽수비·세트플레이 무기로
연장 혈투 끝 나이지리아 꺾어
9일 이탈리아와 결승 다퉈
U-20 축구대표팀이 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연장 혈투 끝에 1대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5일(한국시간) 0대0으로 맞서던 연장 전반 5분. 골문 앞에 있던 최석현(단국대)이 왼쪽에서 올린 이승원(강원FC)의 코너킥을 백 헤딩으로 연결시켰다. 방향만 살짝 바꿔놓은 헤더는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날 얻은 첫 유효 슈팅은 결승골이 됐고,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4강에 올랐다.

이날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 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한국은 120분간 혈투 끝에 연장 전반에 터진 최석현의 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U-20 월드컵 4강 진출을 확정 짓자 선수들은 태극기를 활짝 펴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선수비 후역습'을 통한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 한국은 경기 내내 공격 점유율에서 32% 대 46%, 슈팅에서 4개 대 22개로 크게 밀렸다. 전·후반 90분 동안 한국 선수들은 나이지리아의 파상 공세를 촘촘한 수비로 막으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그토록 바랐던 기회는 연장 전반 5분 만에 처음 찾아왔다. 그리고 이 기회를 최석현이 한번에 살렸다. 에콰도르와 16강전에서도 헤더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던 최석현은 2경기 연속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석현의 골을 도운 이승원은 이번 대회에서만 4번째 도움을 기록해 대표팀의 '특급 도우미'가 됐다. 최석현은 "승원이가 공을 잘 올려줬을 뿐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승리를 따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021년 12월 U-20 대표팀 감독에 부임해 FIFA 주관 대회 4강 성과를 낸 김은중 감독은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우리 선수 21명에게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김 감독은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7년부터 4년간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U-20 대표팀 감독이 됐다. 부임 초기부터 젊은 선수들을 세심하게 관리하면서 잠재력을 키워왔으나 스타 플레이어가 없고, 전력 면에서 저평가를 받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걸출한 에이스가 없어 '골짜기 세대'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다. 이를 딛고서 U-20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뤘다.

한국은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서 이탈리아와 4강전을 치른다. 이탈리아는 8강전에서 콜롬비아를 3대1로 꺾고 대회 3회 연속 4강에 오른 강호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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