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감산' 사우디 OPEC+ 내부반발 거세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6. 5.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추가감산에 유가 급등
밀월관계 러시아와 균열 조짐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가 4일(현지시간) '국제 유가 방어'를 이유로 독단적인 추가 감산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 내부에서 사우디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산유국 장관급 정례회의에서 다른 OPEC+ 회원국의 추가 감산 동참을 적극 요구했지만 나이지리아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밖의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몇 시간 더 길어진 회의는 결국 사우디만 나 홀로 추가 100만배럴을 감산하는 '반쪽짜리 합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가 방어를 위한 추가 감산 계획에 동참하지 않은 것도 사우디 독단 감산 강행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함께 OPEC+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조에 힘을 보태줘야 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점령을 위한 전쟁 자금 확보를 위해 러시아가 OPEC+ 감산 기조에 역행하고 아시아 시장 등에 싼값에 대량의 원유를 계속 풀면서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사우디와의 밀월 관계가 틀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OPEC+ 내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사우디가 독단적인 '국제 유가 띄우기'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박민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