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식 받은 남녀 예비부부 됐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경험을 공유하며 만난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는다.
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13세에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함은지 씨(28)와 2년 전 심비대증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최재원 씨(34)가 오는 11일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심장이식 수술 경험을 나누는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하다 인연을 맺게 됐다.
함씨는 3세 무렵 악성 림프종을 앓다가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13세가 된 2007년 또다시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근육 이상으로 심실의 확장·수축 기능에 장애가 생겨 심부전과 부정맥 등을 유발하는 병이다. 소아에게서는 10만명당 1명 정도로 드물게 발생하는 희소 난치성 질환이다. 심장 박동을 강화하는 강심제 없이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었던 함씨는 심장이식을 받아야 했다.
기적적으로 소아 뇌사자가 기증한 심장을 구했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가 문제였다. 오랜 항암 투병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탓이다. 함씨는 아산사회복지재단과 한국심장재단 등에서 지원을 받아 수술비를 마련하고 윤태진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교수의 집도로 무사히 심장이식 수술을 마쳤다. 이식 이후 그는 합기도 수련을 할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함씨는 건강을 되찾는 과정에서 본인이 받은 도움을 나누기로 결심했다. 먼저 심장병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질문에 답하는 등 관련 지식과 경험을 적극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예비신랑 최씨와의 인연도 시작됐다.
최씨는 심비대증으로 체외 산소공급기와 좌심실 보조장치에 의지하며 심장이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험자로서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는 함씨에게 감사함을 느낀 최씨는 식사를 제안했고 이를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했다. 최씨는 2년 전 가천대길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1년10개월에 걸친 연애기간 중 두 사람은 서로의 건강을 챙기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함씨는 2021년 장기 기증에도 서약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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