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터플레인 "전투 재밌지만 덕심 끌어내긴 부족하다"
같은 장르 게임과의 차별성은 게이머가 신작 게임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바라보는 요소중 하나다. 이렇다할 차이가 없다면 즐기고 있는 게임을 두고 새로운 도전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다.
브이에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수집형 SRPG '아우터플레인' 역시 기존 게임의 시스템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흔적이 보인다. 공중콤보, 체인 스킬 등을 통한 독특한 전투를 만들어냈다.
물론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다. 모바일 게임 시대가 열린 뒤로 서브컬처 게임의 문법은 명확하게 정해졌다. 망작부터 대작까지 모두 이 문법을 따르고 있다. 이를 벗어날 경우 유저들이 신선함 보다는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모험 스테이지와 각 캐릭터 별 외전 스토리, 뽑기를 통해 영입한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한 파밍 던전과 육성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도전 콘텐츠, 그리고 유저와 대결할 수 있는 결투장이 국룰이다. 아우터플레인 역시 이 구조를 따르고 있다.
최근 다양한 수집형 SRPG가 쏟아지는 추세다. 아우터플레인은 같은 장르 신작과의 차별성을 전투 시스템에 마련했다. 파티 내 캐릭터들의 스킬 체인이나 스킬 버스트 등과 같은 연계 공격이 핵심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전투 시스템 측면에서는 차별화된 재미가 확실한 게임이다. 다만, 수집형 게임 인기의 핵심인 스토리 라인이 다소 빈약하고, 그래픽 퀄리티는 2023년 신작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현재 아우터플레인의 초반 스타트는 좋지 않다. '갤럭시 게임런처' 이용자 통계는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픈 당일 1만8000여 명을 기록했지만 일주일 사이 벌써 7078명까지 감소했다. 약 60%나 빠져나간 셈이다. 인기 순위 역시 구글플레이 기준 46위까지 내려왔다.
게이머가 전투의 재미에 비해 스토리와 그래픽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개발진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캐치해 게임에 반영, 반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기로에 섰다.
장르 : 수집형 SRPG
출시일 : 2023년 5월 23일
개발사 : 브이에이게임즈
플랫폼 : 모바일
■ 캐릭터 합동 공격이 전투 신선함의 핵심
아우터플레인의 전투는 '불-물-바람', '빛-어둠'이라는 고전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가위바위보 상성 싸움이다. 진부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워낙 대중적인 시스템인 만큼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는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쏟아지는 수집형 SRPG 홍수 속에서 아우터플레인이 선택한 묘수는 스킬 강화와 합동 공격이다. 핵심 시스템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파티 내 캐릭터 배치부터 스킬 분배, 보스 패턴 파훼 등 거의 모든 전략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스킬 버스트는 전투 도중 획득하는 자원인 AP를 소모해 각 캐릭터들이 가진 특정 스킬을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치명 확률,. 혹은 치명타 데미지가 크게 증가하거나, 스킬 쿨타임이 대폭 감소하는 등의 강력한 효과를 받는다.
스킬 버스트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노아'의 첫 번째 스킬 버스트인 '치명확률 100%' 증가를 사용한다면 적의 방어력을 감소시키거나, 아군의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버프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킬 버스트 운용도 중요하지만 아우터플레인의 꽃은 '스킬 체인'이다. 튜토리얼에서도 스킬 체인을 매우 강조한다. 파티원 모두가 함께 대상을 공격하여 높은 대미지와 함께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킬 체인의 효과는 각 캐릭터의 '체인 패시브'를 통해 정해진다. 체인 패시브는 순서 관계없이 발동하는 '체인 캠패니언'과 체인 첫 시작일 때만 발동하는 '체인 스타트', 마지막에만 발동하는 '체인 피니시'로 나뉜다. 캐릭터 배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스킬 체인은 효과도 효과지만 보스의 광폭화 패턴을 파훼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다. 광폭화에 돌입하면 보스가 필살기를 사용하는데, 파티 전멸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약점을 노려 브레이크 상태로 만들 수 있지만, 스킬 체인을 통해 단숨에 제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위바위보 상성 싸움만 있었다면 전투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스킬 버스트와 스킬 체인이란 향신료를 더해 확실하게 맛을 끌어올렸다. 어떤 식으로 전략을 운용할지 고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스킵 버튼 누르게 만드는 클리셰 투성이 스토리
뚜렷한 개성과 독특한 재미가 있는 전략적 전투가 있음에도 유저들에게 현재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다. 익숙함에서 오는 안정감을 노린 것으로 보이지만, 메인 스토리가 전형적인 일본 라이트노벨 클리셰로 점철됐다.
부분적인 차용을 넘어 '도배'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입부, 튜토리얼, 초반 스토리까지 모두 어디선가 봤던 장면들이다. 두꺼운 분량의 책을 읽는데 1페이지를 읽자마자 결말이 예상되는 셈이다.
더욱이 도입부(튜토리얼) 단계에 너무 많은 스토리를 담아내려고 했다. 스테이지를 따로 만들어 입체적인 서사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분량임에도 "클리셰니까 너네들도 다 아는 내용이니 넘어갈게"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기승전결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니 스토리 개연성이 떨어진다. 뜬금없이 오른팔이 주인공을 배신하고, 배신당한 주인공은 무슨 이유인지 죽지도 않고 새로운 동료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드라마, 만화, 애니 등 거의 모든 연재물에서 1화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앞으로의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고, 주인공의 서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단계다. 소비자들은 1화가 재미없으면 굳이 2화를 보지 않는다. 그만큼 초반 스토리는 신경써야 한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전투만 보려고 한다", "님 아직도 스토리 스킵 안 함"과 같은 글이 올라오는 가장 큰 이유다. 개발진은 확실하게 스토리 라인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매출과도 연관이 있을테니 말이다.
호요버스의 '원신'이 경쟁 콘텐츠가 없음에도 유저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캐릭터에 담긴 서사 때문이다. 캐릭터가 매력적이니까 굳이 뽑을 필요가 없는데도 뽑기 버튼을 누른다. 수집형 게임에서 캐릭터마다의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다.
외전 스토리를 통해 각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지만 이는 뽑고 난 후에 해금되는 콘텐츠일 뿐이다. 단순히 성능으로만 캐릭터를 판매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유저가 그 캐릭터와 함께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 피로해지는 그래픽 퀄리티와 부자연스러운 모델링
2023년 최신작임에도 그래픽 퀄리티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래픽은 게임의 얼굴이다. 그래픽이 좋다면 관심없던 유저도 "오,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첫인상처럼 게임 역시 그래픽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다.
경쟁작이 호요버스의 신작 '붕괴: 스타레일'이니 게이머들의 눈에 안 차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2023년 평균 수준의 그래픽'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문제다. 대규모 인력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호요버스급 퀄리티까지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피로감이 없고, 어색함이 없어야 한다. 아우터플레인은 그래픽으로 인한 피로감이 느껴지고, 캐릭터의 모션은 어색하다. 최고 옵션으로 게임을 구동해도 캐릭터와 사물의 도트가 보이며 전체적으로 뿌옇게 보인다.
캐릭터의 걷기 모션은 딱딱하며 망토, 혹은 머리카락의 움직임은 따로 노는 듯한 부자연스럽다. 모델링 외에도 표정 같은 디테일도 괴리감이 심하다. 게이머가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스토리 스테이지를 밀고, 파밍 던전을 돌아 캐릭터를 육성 후 도전 콘텐츠를 시작'하는 서브컬처 게임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온 이상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 그리고 그래픽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서브컬처 게임은 캐릭터가 1순위, 콘텐츠는 2순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1. 스킬 체인, 스킬 버스트 등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재미가 확실함
2. 스킬 연출 및 타격감이 뛰어나 전투가 지루하지 않음
3. 콘텐츠가 계단식 구조에 맞춰 단계적으로 잘 설계되어 있음
1. 스토리 라인이 진부하고 유치함
2. 도트 깨짐 및 모호한 아웃라인으로 인해 눈에 피로감을 느낌
3. 걷기 모션, 캐릭터 표정 등이 부자연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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