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집회 소음 단속 기준 더 강화해야
최근에 서울 다녀온 친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내 중심가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대규모 시위 장면을 목격했는데 확성기 방송차량 소음이 어찌나 큰지 고막이 떨어져 나갈 듯했다고.
이제 어떤 종류의 집회 현장이라도 대형 확성기 사용은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집회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곳에서도 대형 확성기 사용을 당연시한다는 거다. 불과 20~30명이 모이는 집회 현장에서도 대형 확성기가 설치된 방송차량이 동원되기 일쑤다.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끊이지 않아서 112에 소음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진다. 문제는 현행법상 집회소음 규제조항이 너무 느슨하다는 거다. 집회시위법 제14조에 규정된 소음 규제 조항들은 주요 해외 사례와 비교해보아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지적이 잇따른다.
쉽게 설명해 보자. 10분간 최고 높은 소음을 측정하는 '최고소음도' 규제 조항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집회에서 1시간 내 3회 이상 최고소음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규정인데 실제로는 1시간 동안 2회만 최고소음을 내는 식으로 위반하면 처벌도 못 한다. 미국은 주마다 제한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LA의 경우 주거지역에서 152m 이내는 상시 상업용 확성기가 금지되고, 비상업용이라 할지라도 오후 4시 반에서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사용 불가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 21조에 규정되어 있어 보장받아야 마땅한 권리다. 하지만, 이와 무관한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야 할 헌법상 권리도 동시에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느슨한 집회 관련 법규들이 더 명확해져야 하고 대다수 시민들의 권익이 더 보장되는 쪽으로 개정되어야 마땅하다. 프랑스의 경우는 소음 단속 기준으로 '배경소음'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의 주변에 일상적인 평소의 소음과 비교해 주간에는 5㏈, 야간에는 3㏈을 초과할 수 없도록 운영한다. 일본은 소음원으로부터 10m 이상 거리에서 순간 최고소음 85㏈을 넘기면 6개월 이하 징역형이나 20만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최근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논문에 따르면 국민 중 4분의 3이 집회 소음이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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