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CJ제일제당 갈등 반년…소비자들만 불편 호소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6. 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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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쿠팡과 CJ제일제당이 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비비고 만두, 햇반 등 CJ제일제당 제품의 직매입 발주를 중단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양사는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네이버, 마켓컬리, 11번가 등 다른 온라인 판매 채널과 협업을 확대하며 ‘제 살길 찾기’를 하고 있지만 1100만명의 유료 멤버십 회원이 이용하는 쿠팡에서는 CJ제일제당 상품 구매 문턱이 높아져 결국 소비자들만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CJ제일제당의 모든 상품은 쿠팡에서 직매입이 중지됐다. 쿠팡은 2023년도 납품가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이 과도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CJ제일제당측은 쿠팡이 마진율을 무리하게 높였다는 의견으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협상은 7개월 째 답보 상태다. CJ제일제당의 식품 매출 가운데 쿠팡을 포함한 온라인 채널 비중이 13%밖에 되지 않는 데다 쿠팡 입장에서도 대체 상품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어느 쪽도 굳이 의견을 굽힐 필요가 없는 상황인 셈이다.

문제는 유통사와 제조사 간 갈등이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본사가 직접 상품을 대량 직매입해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로켓와우’ 전용 상품과 제조사나 개인 판매자가 쿠팡에 입점해 판매하는 오픈마켓 상품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직매입 상품이 빠지면서 쿠팡에는 오픈마켓 상품만 남게 됐다. 가장 큰 차이는 배송 소요 시간과 가격이다.

로켓와우 전용 상품은 주문 후 당일 또는 익일 새벽 7시 전 배송을 보장하지만 오픈마켓 상품은 가장 이른 게 당일 출고 상품으로 영업일 기준 최소 2일이 소요된다. 이는 일반 택배를 통해 배송되는 네이버 쇼핑이나 11번가 등 다른 온라인 채널도 마찬가지다.

매일경제가 CJ제일제당의 주요 상품을 대상으로 쿠팡의 발주 중단 전 마지막 로켓와우 전용 판매 가격과 5일 현재 쿠팡 오픈마켓 최저가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상품이 오픈마켓에서 구매했을 때 가격이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비비고 왕교자(1.4㎏)’ 2팩은 로켓와우 전용으로 1만9560원에 판매됐지만 오픈마켓에선 2만4100원으로 23.2% 더 비쌌다. ‘스팸 25% 라이트(200g)’ 6개 묶음도 로켓와우는 1만6140원, 오픈마켓은 1만8270원으로 13%가량 차이가 났다.

또 직매입 상품의 경우 낱개로도 구매 가능하지만 오픈마켓에서는 최소 주문 단위가 정해져 있어 묶음 상품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이 같은 불편을 피해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상당하다. 현재 쿠팡에서는 ‘햇반’으로만 검색해도 ‘오뚜기밥’ ‘포프리 즉석밥’ 등 타사 제품과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즉석밥 제품인 ‘곰곰 소중한 우리쌀밥’ 등이 추천 상품으로 뜬다.

식품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소비자를 상대로 최저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낮은 납품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은 다른 유통 채널과의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다른 채널이 쿠팡만큼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일각에서는 쿠팡과 CJ제일제당 두 공룡기업이 소비자 편익을 위해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사 모두 각 업계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햇반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수준의 매출 급성장을 이어왔다. 지난 1분기 기준 쿠팡의 활성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1901만명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힘 겨루기는 결국 자사 이익을 올리기 위한 것인데 소비자들은 그 과정에서 이래저래 손실을 보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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