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년 공들인 400만원짜리 MR 헤드셋, 성공할까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첫 하드웨어...개발자만 1천명 이상 투입 야심작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애플이 5일(현지시간) 혼합현실(XR) 헤드셋을 전격 공개한다. 애플은 2014년 9월 애플워치를 공개한 이후 약 9년 만에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IT 업계의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리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키노트에서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키노트는 한국시간으로 6일 새벽 2시에 개최된다. 애플의 MR 헤드셋 개발 프로젝트에는 1천명 이상의 개발자가 투입됐으며, 개발에 7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MR 헤드셋 랜더링 (사진=마커스 케인)

지금까지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리얼리티 프로'는 스키 고글과 유사한 디자인이며, 헤드셋 상단에 두 개의 물리 버튼이 우측에는 디지털 크라운과 같은 버튼이 탑재될 전망이다. 프레임과 유리 패널 뒤쪽에는 많은 센서와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헤드셋의 디스플레이는 1.41인치로, 5천 니트 이상의 밝기와 4천 픽셀 해상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MR 헤드셋은 메타의 오큘러스와 경쟁할 전망이다. 아울러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에 MR 헤드셋을 공개할 계획이어서 메타버스 생태계의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는 3000달러(약 392만원)로 출시되며, 미국 시장에만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기존에 출시된 MR 헤드셋의 가격 보다 약 2~3배 비싸다. 애플 MR 헤드셋 초기 모델은 비싼 출시 가격으로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공 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는 평이 나온다.

메타는 지난해 '퀘스트 프로'를 1000달러(130만원)로 출시한 데 이어, 이달 1일 보급형 헤드셋 '퀘스트3'을 499달러(65만원)에 출시하며 점유율을 보다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메타는 880만개 헤드셋을 판매하며 전체 VR·AR 헤드셋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의 MR 헤드셋 출하량은 10만개 이하를 기록하고, 잠재적으로 총 30만개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궈밍치 애플 애널리스트도 애플 MR 헤드셋 연간 출하량이 20만~30만대로 추정했다.

메타가 MR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했다. (사진=메타)

MR 헤드셋 ‘킬러 앱’ 등장해야 대중화 시작…2025년 보급형 출시 전망

한편 업계는 애플 MR 헤드셋은 '킬러 앱'의 등장 여부에 따라 대중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은 2017년부터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증강현실(AR) 기능을 추진해 왔지만 대부분 가구 쇼핑 앱과 소수의 게임으로 사용이 제한됐다"라며 "아직 MR 헤드셋에 대한 '킬러 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매스마켓(대량판매)을 목표로 하기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앱을 만들 수 있도록 가능한 것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엄 기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애플은 MR 헤드셋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서 장기적으로 아이폰 판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전체의 절반 이상(52.1%)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된다. 2014년 첫 출시된 애플워치의 출하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아이폰 출하량의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0%로 크게 증가했다. 이렇듯 MR 헤드셋도 초기 모델에서 큰 수익성을 못 내지만, 향후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애플은 보급형 MR 헤드셋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속 MR 헤드셋은 1천500달러(약 196만원) 가격대로 출시될 전망이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