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U대회 조직위 구성 파행,목소리 높인 체육회...이기흥 회장"특정인 언급한적 없어...소송 제기"

전영지 2023. 6. 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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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조직위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체육인들이 강경 대응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2027충청권 하계세계대학대회(이하 충청권U대회) 조직위 구성과 관련 정부와 첨예하게 각을 세웠다. 대한체육회는 5일 오후 1시30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충청권U대회 조직위 구성 관련 대한체육회장, 17개 시도체육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KUSB) 상임위원, 대한체육회 이사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조직위 구성과 인사 논란에 대한 난상토론을 펼쳤다.

U대회 조직위 구성과 지난 3월 24일 4개 시도 유치위원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이창섭 상근 부위원장과 공모로 뽑힌 윤강로 사무총장을 선임했으나 대한체육회는 유치협약서에 명시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조직위 구성에 항의하고 이 총회에 불참했다. 지난달 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4개 시도지사가 만나 부위원장, 사무총장직을 동일인으로 통합·선임하기로 뜻을 모았고, 윤 사무총장을 해촉한 후 19일 창립총회를 다시 개최키로 했으나 문체부가 법적 검토 결과 정당한 이유없는 재개최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유치위에 총회 재검토 공문을 발송, 재개최가 취소됐다. 문체부는 3월 24일 총회의 원안 그대로 법인 설립을 승인하기로 하고 5월 31일까지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충청권 U대회 발기인인 임신자 여성스포츠회장(대한체육회 부회장)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기한 내 법인 설립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조직위 구성 관련 사안 논의 및 대응에 착수했다. 체육회는 3월 24일 총회는 문체부, 체육회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지난 3일 문체부, 체육회, 4개 시도 지자체장이 합의한 사항을 바탕으로 5월 19일 열기로 한 총회 안건이 유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한체육회 자체규정인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신청회 선정규정에 국제종합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와의 협력 및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 체육회 사전보고 및 사전협의, 협약 미이행시 체육회 제재 조치 수용, 5년 내 국내외 종합경기대회 및 종목별 전국대회 대회 유치 신청 자격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하는 내용들을 넣기로 했다.

이기흥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긴급하게 현안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대회 유치를 위해 3년을 노력했다. FISU에선 김윤석 유치단장을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선임할 것을 1~2월 3번이나 요청했다. 수많은 협약 내용을 두루 알고 있는 김 단장과 소통하는 것이 업무 진행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였다. 대회 예산을 7000억~7500억원으로 잡고 있는데 FISU와 소통하는 과정은 정말 중요하다. FISU가 대한체육회와 4개 시도지사에게 김 단장의 선임을 요청하는 레터도 보냈다. 그런데도 유치위에서 사무총장 공모 공고를 냈다. 뽑고 나서야 알았다"고 설명했다.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에 원점부터 다시 하자고 했고, 사무총장과 상근 부위원장은 한 사람이 해야 하다고 제안했다. 그래야 일이 진행된다. 4개 시도에서 이창섭씨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FISU의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 김윤석 단장이 사무총장은 못하더라도 1년 단위로 2년은 보장해야 일이 후임자에게 잘 전수된다. 사무부총장은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는 문체부에서 파견받아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3일 4개 시도지사, 문체부 제2차관과 이에 대해 합의하고, 총회를 다시 하기로 한 19일 오후 설명없이 문체부의 재검토 공문을 받았다. 말이 되는 짓거리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야기를 다 끝내놓은 걸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상근 부위원장, 사무총장, 자문위원, 부총장 다 두자고 한다. 지난 금요일 4개 시도지사 중 한분께서 그냥 상근부위원장, 사무총장 체제로 그냥 가면 안되겠느냐고 전화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일이 굴러갈 수 없기 때문에 단호하게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 연석회의를 통해 여러분 총의를 모아 정리해서 대회를 할 것인가 고민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대한체육회를 존중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실체를 인정하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공모로 사무총장에 선출되신 분이 청와대 청원을 넣었다고 한다. 제가 그 사람이 총장으로 지명된 걸 방해한다, 자기가 회장 선거에 출마해서 적대적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는데 저는 그렇게 치졸한 사람이 아니다. 그분은 대한체육회장에 출마 안했는데 제가 왜 적대감정을 갖겠나. 밥 한번 먹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단 한번도 이 사람이 부적격이다, 아니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걸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악의적 선동에 대해 형사소추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시도 체육회 대표들이 일제히 "4개 시도와 문체부의 대한체육회 패싱"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체육인들이 강경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체육계가 호구인가, 왜 만날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이번에야 말로 체육인들이 똘똘 뭉쳐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1000만 체육인이 그렇게 만만하냐, 무너진 대한체육회의 위상과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지켜달라. 그렇지 않으면 문체부 장관 퇴진 운동을 펼쳐야 한다" "체육인들을 무시하면 아시안게임이나 U대회를 보이콧하겠다.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를 무시하는 정부를 좌시할 수 없다. 집회나 서명을 통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앞다퉈 목소리를 높였다. 전충렬 전 사무총장은 "투트랙을 제안한다. 첫째 전체 체육인 이름으로 결의서를 채택하고 둘째 규정과 절차, 협약서를 명백히 위반한 행정행위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이나 법적 절차를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흥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때 신재민 차관, 박근혜 정부 때는 체육을 이용한 국정농단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문경란 혁신위원장이 체육계를 쑥대밭을 만들고 학교체육 기반을 다 무너뜨렸다. 이번에는 어떤 형태로든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체육인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회의가 감정적으로 치닫자 유병진 FISU 집행위원(대한체육회 부회장)은 "FISU와 약속한 5월 31일은 지났다. 조직위 보고를 못해서 4개 시도지사는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FISU 회장과 통화했는데 난감해 했다. 누구의 탓을 따지기보다는 대회를 어떻게 치를 것이냐, 못치를 경우는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까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FISU의 대응에 대한 대책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현실을 냉정하게 짚었다.

이날 체육회 당연직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최보근 문체부 체육국장은 "마음이 무겁다. 정부에 대한 쓴소리가 많다. U대회를 어렵게 유치했다. 성공 개최가 중요하다. 충청권 도민,국민들의 염원이자 열망이다. 오늘 말씀도 걱정에서 나온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 입장에선 걱정도 되고 유감스럽다. 5월19일 총회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드린 것은 법리 검토결과 공모로 선정된 인사를 해촉할 경우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무총장을 명확한 사유없이 해임하고 이미 개최된 창립총회를 다른 내용으로 재개최하는 것은 법적, 대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총회 개최를 미뤘다. 지난달 3일 문체부 2차관, 대한체육회, 4개 시도 자치단체장의 간담회는 협의과정일 뿐 문체부가 공식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 국민들과 FISU가 걱정 않도록 문체부가 책임 있게 해결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6월중 관계기관이 모두 모여서 다시 논의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FISU 연장 요청을 했지만 6월 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조직위가 설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벨로드롬 경기장은 대통령님께서 대한민국 체육의 비전을 발표한 자리다. 윤석열 정부는 스포츠 프랜들리한 정부다. 2027년 대회 성공 개최는 지역의 열망이자 선수들의 열망이다. 선수들의 땀이 헛되지 않게 성공 개최를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기흥 회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저와 유병진 부회장, 장호성 KUSB 위원장이 FISU를 잘 설득해보겠다"면서 "여러분이 많이 격앙돼 있다. 회장단에 위임해주시면 결의문을 만들어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공모 사무총장이 되신 분에 대해선 오늘부로 형사소추를 제기하겠다. 저는 그 자리에 누구를 앉혀라, 누가 좋겠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한적이 없다. 법무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문체부를 향해서도 항의의 뜻을 표했다. " 5월 3일 합의에 따른 19일 총회가 왜 무산됐는지 제게라도 배경 설명은 있었어야 한다. 사과가 필요하다. 그렇게 만든 사람이 책임 져야 한다. 그냥 지나갈 순 없다. 총리실, 감사원에 문제 제기를 해 분명하게 정리돼야 한다. 또 문체부 장관께 항의단을 구성해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게 정리가 안되면 서명운동이라도 해야한다. 작년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를 추진할 때 체육인 212만명에게 서명 받았다"고 말했다. "체육국장님께서 염려하셨던 공모의 법적 문제에 대해선 그 자체가 무효다. 우리와 협의해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그 공모 자체가 잘못됐다. 그동안 사무총장은 지명했지 공모한 적이 없다. 공모했다 치더라도 협의가 안됐다. 대한체육회, 문체부, FISU와 협의하지 않았다. 공모시 부적격 사유가 있을 경우 총장을 다시 뽑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진천선수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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