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교회·성당으로…달라지는 ‘총수일가’ 결혼식
종로교회에서 화촉 밝혀
정몽규·정의선 회장 자녀도
정동제일교회서 잇따라 결혼
명동성당도 재벌가 즐겨찾아
야외서 비밀리하던 과거와 달라져
호텔의 경우 만년 단골 식장 꼽혀
과거에는 야외 정원에서 비밀리 진행되곤 했던 결혼식이 교회와 성당 등 개방된 공간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3~4세대 총수 시대로 가면서 자신의 생활을 꼭꼭 감추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에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재벌가 결혼식이 성당이나 교회에서 잇따라 열렸다. 성당·교회 결혼식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재벌가는 현대가다. 지난 2일 정몽원 HL그룹 회장 차녀 정지수씨와 백지연 전 앵커 아들 강인찬씨가 결혼한 곳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종교교회다. 평소 신앙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이 이 교회의 장로다. 이날 결혼식 자체는 비공개였지만, 교회 정문까지는 취재진과 일반인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다.
현대가가 즐겨 이용하는 결혼식 장소는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제일교회다. 지난 2월 정몽규 HDC그룹 회장 장남인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녀 정진희씨도 이곳에서 화촉을 밝혔다.
현대가와 정동제일교회의 인연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주영 창업주의 동생 고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아내 장정자 현대학원 이사장 가문이 정동제일교회 설립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주영 창업주와 가족 모두 정동제일교회를 다녔다고 한다.
이후 현대가는 정동제일교회를 결혼식장으로 선택하곤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진희씨 등 3대가 모두 이곳에서 결혼했다. 3세 중에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녀 정선이씨가 이곳에서 식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혼사를 경건하고 검소하게 하라는 창업주 유훈에 따라 교회나 성당에서 조촐하게 식을 올리는 게 현대가 가풍”이라고 했다.
과거만 해도 요즘 결혼식과는 풍경이 전혀 달랐다. 재벌가들은 잘 꾸며진 야외정원에서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9년 중소 식품회사 보락의 정기련 대표 장녀 정효정씨와 백년계약을 맺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구 회장은 지난 2009년 경기도 광주 곤지암CC에서 야외 결혼식을 진행했다. 당시 취재진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 채 양가 일가친척 80여명만 참석해 결혼식을 연 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 피로연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1998년 결혼 당시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정원에서 비공개로 식을 올린 바 있다.
호텔은 예나 지금이나 재벌가의 단골 결혼식장으로 꼽힌다.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장남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과 디자이너 우영미씨의 차녀 정유진씨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020년 결혼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식장으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을 택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신입생 속옷 끈 빤히 쳐다보던 대학 교수…포옹도 하더니 결국 - 매일경제
- 성공하면 타는 일본車, ‘그랜저값’ 한국 출시…토요타 크라운, 5천만원대 [카슐랭] - 매일경제
- 연봉·신용·직급 다 올라도 “금리인하 안돼”…열받는 직장인들 - 매일경제
- 급매 거두더니 2억 올리네요…중산층 많은 이동네 거래 늘었다는데 - 매일경제
- “아범아, 어디 투자할 곳 없니”…60세 이상 고령자 목돈 마련위해 보험깬다 - 매일경제
- “옛날과자 한봉지에 7만원?”...연정훈도 놀란 ‘전통시장 바가지’ 논란 - 매일경제
- “휴대폰 곧 끊길것 같아요, 100만원만 제발” 어느 주부의 절규 - 매일경제
- 홍준표 “尹 지지율 정상 아니다…60%는 돼야” - 매일경제
- “내가 언제, 증거 있어” 공무원 협박·성희롱 발뺌?…이젠 ‘빼박’ 녹음 - 매일경제
- 대표팀 음주 파동, 美 팬들 반응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