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연구와 중립성"…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황두현 2023. 6. 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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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대표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본질은 연구로부터…"생태계 기여·리서치가 핵심"
컨퍼런스·블록체인 강의 등 교육 적극 나서
디사이퍼 학회원들 / 사진=디사이퍼

국내 블록체인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동시에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블록체인 학회의 창설 및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는 명실상부 국내를 대표하는 최초의 대학교 블록체인 학회로서 그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블록체인 생태계 기여를 위해 블록체인 관련 리서치 발간 및 컨퍼런스 '디퍼런스'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디사이퍼의 안수찬 학회장은 지난 2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디사이퍼는 학회의 본질을 무엇보다도 중요시 여기는 곳"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외부인도 적극 환영…출신 제한 두면 발전 어려워"

위클리 세션을 진행 중인 디사이퍼 / 사진=디사이퍼

서울대학교 학부생을 중심으로 2018년 창립된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는 국내 최초·대표 블록체인 학회를 표방하고 있다.

어느덧 6년 차에 접어든 디사이퍼는 현재까지 매년 평균 40명, 누적 200여명의 학회원을 배출시켰고 이들은 블록체인 시장에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타 대학교 블록체인 학회와는 다르게 외부인에게도 디사이퍼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안수찬 디사이퍼 학회장은 "디사이퍼가 서울대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배움과 블록체인 생태계 기여에 구성원 제한을 두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외부인의 비율이 높아 서울대학교의 공식적인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서라도 함께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디사이퍼는 매년 2회에 걸쳐 학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10기까지 모집이 완료된 상태다. 올해 8월에는 11기 모집을 앞두고 있다. 

안 학회장은 "올해 초에는 200명이 넘는 분들이 지원해 주셨고 이 중 15명을 뽑아 활동 중이다. 디사이퍼는 블록체인을 진심으로 대하고 함께 활동하고 싶은 '좋은 사람'을 모시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디사이퍼의 창립자이기도 한 김재윤 슈퍼블록 대표를 비롯해 문건기 해치랩스 대표, 정현 라디우스(Radius) 공동창업자 등 업계에서 활동 중인 디사이퍼 출신 인물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는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분들 외에도 너무나 뛰어난 분들이 많다"며 "장혁수 A41 블록체인 기술 엔지니어, 고태건 팀 헤임달(Team heimdallr) 공동창업자, 하서빈 드림플러스 블록체인 앰배서더 등 현재 디사이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블록체인 생태계에 열심히 기여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학회의 정체성은 연구로부터…"블록체인 생태계 기여가 1순위"

사진=디사이퍼


디사이퍼는 매주 위클리 세션을 진행하고 블록체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를 리서치로 발간하고 있다. 학회의 본분인 연구에 충실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안 학회장은 "디사이퍼는 블록체인 생태계 기여와 선행 리서치를 핵심 가치로 가져가고 있다. 학회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구 결과를 학회 내부에서만 학습하고 공유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외부 공유를 통해 블록체인 산업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디사이퍼 내에서 진행했던 블록체인 교육 커리큘럼을 국내 대학교 학회, 현업자 등에게 강의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내가 직접 강의에 나서는 '솔리디티 문해력'이라는 강의를 열었다. 여기에는 고려대학교(블록체인밸리), 연세대학교(BAY), 이화여자대학교(이화체인), 연합 블록체인 리서치 학회(CURG)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디사이퍼는 국내 최초의 학회 주도 컨퍼런스 디사이퍼를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에 대한 책을 출판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안 학회장은 "매년 블록체인 시장을 관통하는 주제를 정하고 디사이퍼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외부 연사를 초청하는 시간을 보낸다. 앞으로도 매년 디퍼런스를 개최해 이러한 시간을 꾸준히 가지고자 한다"며 "누구나 우리의 연구 주제들을 학습할 수 있도록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 블록체인 리서치를 모아 'Why Blockchain'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출판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디사이퍼가 파트너십을 맺지 않는 이유…"중립성 지켜야"

디사이퍼가 주최한 '솔리디티 문해력'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안수찬 학회장 / 사진=디사이퍼

최근 들어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의 국내 대학교 블록체인 학회를 향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일련의 사건들로 블록체인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메인넷도 관련 교육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탓이다.

니어 프로토콜(NEAR protocol)의 한국 내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니어 코리아 허브는 지난 4월 20일 국내 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12곳과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솔라나 재단이 설립한 교육 프로그램 솔라나 유니버시티(Solana Univesity)는 이화체인과 협력해 솔라나 트랙과 세션 운영, 솔라나 부트캠프, 재단 프로젝트, 솔라나 연례행사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인넷과 대학교 학회 간의 파트너십이 이어지고 있지만 디사이퍼는 특정 기관 및 메인넷과의 파트너십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학회의 방향성과 연구 중립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학회장은 "디사이퍼는 블록체인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다.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학회라는 정체성을 가진 만큼 연구의 중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만약 특정 기관 및 프로젝트의 후원을 받거나 제휴를 맺게 되면 연구 및 학회의 방향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사이퍼는 한 가지 기술이나 기업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랬기에 지금의 디사이퍼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학회 운영을 위해서는 매주 만나야 할 장소가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작년 필로소피아 벤처스에 이어 올해는 해시드가 조건 없이 장소를 제공해 줬다"며 "디사이퍼가 제휴, 후원을 받지 않는다기보다는 중립적으로 생태계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면 파트너십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학회원들과 블록체인 업계 간의 매칭을 통한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는 "특정 기업이나 프로젝트에서는 디사이퍼 출신 학회원을 우대해 주기도 한다. 디사이퍼에 한해 채용 포지션을 열어주시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며 "디사이퍼 세션에 초청된 연사들이 학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채용이나 인턴십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다수"라고 밝혔다.

이어 "디사이퍼는 블록체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부하고 이를 아낌없이 나누는 커뮤니티"라며 "올해는 좀 더 작은 단위로도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다. 내부에서만 진행하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외부에 공유할 테니 앞으로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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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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