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독제, 과용하면 피부·호흡기·생식 기능 장애 부작용”

윤진호 기자 2023. 6. 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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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8월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소독제를 뿌리고 있는 모습./뉴스1

코로나 유행 기간 중 사용했던 소독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많은 사람들의 사망 원인인 항균제 내성 문제를 심화시키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미국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은 “일부 소독제 남용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며 “특히 불필요한 ‘제4급 암모늄화합물’(QAC) 사용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항생제는 모든 미생물을 억제 또는 죽이는 약물이고, 항균제는 보통 그중에서도 박테리아에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통상 항생제는 의료진이 치료의 이점과 위험을 신중하게 고려한 뒤에 처방하지만, 문손잡이나 테이블 등 많은 사람이 손을 대는 곳 표면을 소독할 때 사용하는 항균제에 대해서는 위험대비 이점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항균 소독제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슈퍼 박테리아’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 항균 소독제가 질병 확산을 줄이고 공중 보건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표면에 있는 미생물을 제거해 병원성 균과 부패 미생물로부터 오염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독제 안에 QAC 성분이 포함된 항균제는 미생물 내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QAC에 노출된 사람의 건강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QAC성분은 살균 소독제로 식품이나 의약품 생산 공장, 건물 내의 냉각, 제습장치 또는 수영장 등에서 살균, 소독, 탈취용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펜데믹으로 인해 물티슈, 스프레이, 세정액의 과도한 사용이 유행처럼 퍼졌다”며 “베게, 양말, 가구, 책자 등 비다공성 품목 또는 내구제에도 항균제를 바르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이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QAC는 피부·호흡기, 발달·생식 등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여러 자연환경에서 QAC 농도가 이미 수생생물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을 정도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사람의 혈액이나 모유에서도 QAC가 검출되고 있다.

연구팀은 “효과적이고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과산화수소 제제 등을 예로 들었다. 과산화수소제제 또는 과산화아세트산제제는 QAC가 없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 더 넓은 범위의 항균 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과산화수소는 박테리아, 효모, 곰팡이, 바이러스 및 포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미생물에 활성을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과산화수소제제가 QAC가 포함된 제제가 필요한 건조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인다”며 “QAC가 포함된 항균 소독제를 사용하면 10분 가량 말려야 하는데 과산화수소 기반 소독제는 1분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잦은 청소를 해야 하거나 건강에 해가 되는 환경에서는 더 안전하게 감염 관리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건강과 생태계 건강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기 전에 QAC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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