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피맛골에 내려온 남산의 토끼’
신간 ‘피맛골에 내려온 남산의 토끼’(김찬휘 김형진 정치영 저, 사회평론아카데미)는 1971년 한국의 곳곳을 촬영한 옛 사진과 그 사진 속 장소를 찾아가 같은 구도로 찍은 현재의 사진, 이 두 장의 사진을 두고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변화한 우리 사회상을 이야기한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사진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현대사를 읽는 동시에 가깝고 익숙한 장소들의 알지 못했던 낯선 이야기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생태적 관점으로 장소들의 미래를 고민하는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와, 톡톡 튀는 극적인 장치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형진 KBS PD, 완벽에 가까운 고증을 통해 장소에 관한 정확한 역사와 지형을 이야기로 구현하는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전공 교수, 이 세 사람의 개성 있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알던 장소들의 몰랐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 종합일간지 연재물 ‘반세기, 기록의 기억’을 모태로 했다. 이 칼럼은 50년 전과 후,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며 반 세기 동안의 변화를 한 눈에 보여준다. 칼럼을 기획한 건 2015년 결성돼 ‘카피레프트(저작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의 반대 개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토종 콘텐츠 무상 공유 단체’ 셀수스협동조합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71년, 그러니까 반세기 전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시대상을 사진으로 기록한 조성봉이라는 사진가가 있다. 그는 당시 찍은 귀한 사진들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셀수스에 기증했다. 셀수스를 결성한 세 친구가 사진 속 장소들에 대해 정치·경제·문화적 변화상을 글로 써서 칼럼에 실었다.
그 사이, 칼럼에 들어갈 장소의 현재 사진을 찍기 위해 셀수스 조합원들은 옛 사진과 동일한 장소에 가서 동일한 구도로 장소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렇게 50년 전과 후를 보여주는 익숙한 듯 낯선 두 장의 사진과 그 변화에 관한 글이 연재로 기록됐으며, 책으로 출간됐다.
저자들은 말한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나눌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저작권이란 세련된 현대적 개념 역시 낡은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을 50년 전에 상상할 수 있던 사람이 있었을까? 지금은 다소 허황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것들도 만약 50년 후라면? 반세기가 지나 이 책을 다시 꺼내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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