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폐 ‘근육’을 파괴하는 ‘이 질환’은?

임태균 2023. 6. 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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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근육병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근육과 주변 조직에 공격을 가해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근육질환이다. 발생 시 근육조직이 파괴돼 힘이 빠지고 근육통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온몸의 근육이 줄어 위축성 마비증상이나 행동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식도 근육에 기능이 떨어져 삼킴 곤란을 겪을 수도 있고, 폐와 심장 근육에 문제가 생겨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염증성 근육병증을 자세히 살펴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염증성 근육병증이란?

염증성 근육병증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다발성근염 ▲피부근염 ▲면역매개 괴사성근염 ▲봉입체근염 등이 속한다. 약 80% 이상이 다발성근염과 피부근염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이때  진행성‧대칭성 근력 저하 증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 예로 ▲의자에서 일어설 때 ▲계단을 올라갈 때 ▲물건을 들어올릴 때 ▲머리를 빗을 때 등 몸통에 가까운 사지 근육(어깨‧엉덩이 등)을 사용하는 동작에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또 피부근염은 근력 저하에 앞서 눈꺼풀의 붓기와 함께 자주색을 띠는 피부 발진이 생긴다.

면역매개 괴사성근염은 근육 세포를 죽게 하고 근육 이외의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봉입체근염 근육 세포 내에 원형 또는 타원형의 거품과 같은 물질이 형성되는 희귀질환이다.

염증성 근육병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악성종양(암)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때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문영 가톨릭대 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인천성모병원)는 “염증성 근육병증은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근육을 스스로 공격하는 양상으로 면역체계가 변형돼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염증성 근육병증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근육 조직검사로, 숙련된 병리과 전문의의 판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 암이 동반되며, 특히 피부근염의 약 20~30%에서 암이 함께 발견되는 만큼 눈가의 자주색 피부발진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증성 근육병증은 급격한 특발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근력이 점차 약해진다는 점에서 증상을 빨리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근육 약화는 몸통에 가까운 큰 근육에서 뚜렷하게 발생한다. 높은 확률로 폐나 심장 같은 주요 기관을 침범하기도 한다.  

김문영 교수는 “근육 외에 내부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는데, 간질성 폐질환으로 숨이 차거나, 심장을 침범해 심근염이 발생할 경우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위장관을 침범하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 곤란(연하장애)이 나타날 수 있고, 위액이 넘어오는 역류성식도염‧설사‧변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근육 조직. 게티이미지뱅크

◆대처법은?

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주로 처방하고, 필요 시 추가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70~80%의 환자에서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반응을 보인다.

다만 환자가 느끼는 근력회복 단계까지는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에도 최소 수개월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유지하고 경과에 따라 감량한다. 치료 과정에서 근력약화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근력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는 ▲골다공증 ▲위궤양 ▲체중 증가 ▲당뇨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예방법은 따로 없다. 하지만 조기진단과 치료를 통해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가 늦는 경우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만큼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문영 교수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병용하지만, 각각의 약물 부작용 또한 잘 관찰해야 한다”며 “특히 질병 자체보다 심장이나 폐 혹은 다른 전신적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각 장기별로 합병증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과의 협진이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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