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애덤 스미스와 케인스가 우리 사회를 본다면?

이성주 2023. 6. 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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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과 양조장 주인이나 제빵사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각자 이익을 좇은 결과다." 1723년 오늘은 이 경구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스코틀랜드 커크칼디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케인스는 스미스가 사상의 토대를 제공한 자본주의가 방향을 잃고 휘청거릴 때 정부의 개입과 보완책을 제시해서 제대로 발전하도록 만든 경제학자이니, 오늘은 '경제학의 날' 또는 '자본주의의 날'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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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05일ㆍ1575번째 편지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과 양조장 주인이나 제빵사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각자 이익을 좇은 결과다."

1723년 오늘은 이 경구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스코틀랜드 커크칼디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스미스가 300년 전 6월 5일 세례를 받았고, 오늘이 공식 탄생일로 취급받고 있지요.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학자이니, 오늘은 아주 뜻깊은 날이네요.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시장에 모든 경제활동을 맡기고 정부는 가급적 팔짱을 끼고 있으라고 주장한 것으로 아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시 국가가 중상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전횡을 일삼았기 때문에 이보다는 시장의 원리에 맡기면 '신의 섭리'에 의해 경제가 더 잘 돌아간다고 갈파한 것입니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자유시장을 말하기 전에, 국가는 국방과 사법제도를 통해 각각 외부와 내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시장의 이윤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공공사업과 공공기구를 건설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스미스는 귀족 자제의 가정교사로서 함께 여행하다가 《국부론》을 썼는데,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즘 시간을 때우려고 책을 한 권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글귀는 '거시경제학의 아버지'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친구에게 "어쩌면 내가 경제학에 소질이 있을지도 몰라"라고 전한 말과 함께 경제학자가 자신을 낮춘 대표적 발언으로 꼽히지요.

공교롭게도 1883년 오늘은 그 케인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케인스는 스미스가 사상의 토대를 제공한 자본주의가 방향을 잃고 휘청거릴 때 정부의 개입과 보완책을 제시해서 제대로 발전하도록 만든 경제학자이니, 오늘은 '경제학의 날' 또는 '자본주의의 날'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케인스는 영국의 명문 이튼 스쿨을 나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때엔 철학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는 수학자로서 학문의 길을 가는 대신 공무원이 되려고 시험을 쳤는데, 전공인 수학과 경제학 점수가 형편없어서 1등을 놓치고 2등을 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때 시험 공부를 하며 알프레드 마셜의 《경제원론 1》을 읽어 경제학에 흥미를 느낀 것이 훗날 세계사를 바꾸었지요. 이 무렵 위에서 말한 그 명언을 친구에게 얘기했고요.

그는 영국 공무원으로서 인도 사무부에서 2년 근무하다가 26세 때 경제학 강사로 모교 케임브리지대에 복귀했고 2년 뒤에는 왕립경제학회 공식 기관지 《이코노믹 저널》의 편집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경제학자로서의 길에 정진해 1936년 세계 대공황의 막바지에 명저《고용, 화폐, 이자에 관한 일반 이론》을 펴냈고, 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방향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스미스나 케인스나 모두 사람과 인문학을 중시했습니다. 일반인들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조건으로서 자본주의 경제학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마르크스 주의가 세상을 지배했다는 얘기도 있지요. 이들이 사람보다 돈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회를 보면 어떤 말을 할까요?

마침 주말에 한 아파트의 광고가 몇몇 온라인 언론을 장식했더군요. 서울 강남권의 대형 호텔을 허물고 짓는 최고급 아파트·오피스텔의 광고 문구가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였습니다. 언론이 떠들어서인지, 분양 홈페이지에서 이 문구는 사라졌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조금이라도 튀어보려는, 마케팅업자들의 단순한 실수일까? 세상이 평등하지 않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다면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혹시 평등이 보편가치가 아니고, 불평등이 오히려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일부 가난한 사람의 부자에 대한 적개심은 좌파 운동가가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일부 졸부들이 스스로 만드는 것인가, 우리 사회는 정말로 세계의 대표적 천민 자본주의일까, 우리 사회에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국부들이 힘들게 세운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스미스나 케인스가 봤을 때 대한민국은 과연 건전한 자본주의 국가일까?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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