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 ‘댄스가수 유랑단’

윤지혜 칼럼 2023. 6. 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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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활동 경력을 하나로 합치면, 129년이다.

그러니 설사 가수로서 무대에 서지 않은 시간이 오랜 기간이었다 해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리고 그들이 가수로서의 컨디션을 잃지 않고 있다면, 즉 '여전히' 건재하다면 언제든 댄스가수로서 다시 오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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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이들의 활동 경력을 하나로 합치면, 129년이다. 86년 ‘오늘밤’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심은 김완선부터 93년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OST를 부르며 활동을 시작한 엄정화, 98년 1세대 아이돌그룹 ‘핑클’로 등장한 이효리, 2000년 고작 만 13세의 나이에 솔로 댄스가수로 무대에 오른 보아, 2014년 제대로 실력파 아이돌그룹 ‘마마무’로 데뷔한 화사까지. 유독 수명이 짧은 댄스가수라는 직업의 특성을 생각하면 놀랄 수밖에 없는 기록이며 경험치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먼저 그들이 가수로서 스타의 위치에 올랐고 여전히 스타라는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설사 가수로서 무대에 서지 않은 시간이 오랜 기간이었다 해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리고 그들이 가수로서의 컨디션을 잃지 않고 있다면, 즉 ‘여전히’ 건재하다면 언제든 댄스가수로서 다시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건재하다‘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댄스가수라는 정체성에 기반한 끊임없는 애씀을 쌓아왔어야 가능한 것인데 이마저도 백 퍼센트 확신할 순 없다. 외모에 관한 노력은 이들이 스타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 그에 걸맞은 관리를 받거나, 스스로도 그에 걸맞은 노력을 이어오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관건은 가무(歌舞)다. 한해 한해 지날수록 이전만큼 따라주지 않는 몸, 반면 점점 빨라져 따라붙기 힘든 시대의 흐름 등, 매 순간 전보다 더 많은 노력과 더 큰 의지를 요구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댄스가수가,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 스타라 분류될 만큼의 인기를 누린 이조차 수명이 길지 않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어느 정도의 운도 뒷받침 되었겠다만 그보다는, 더 큰 몸집으로 덮쳐오곤 했을 위기와 변수를 압도하고 또 압도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더 이상 무대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지지 않고 계속 이어온 결과라 보는 게 옳지 않을까.


그러니 tvN ‘댄스가수 유랑단’이 무대에 세울 유랑단의 멤버로 김완선과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를 선택한 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우선 이들 모두 저마다의 이미지로 대중의 추억에 한 자리씩 차지한, 시대를 풍미했고 풍미하고 있는 중인 대체 불가능한 댄스가수이기도 하고,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할 때도 심지어 그렇지 못할 때도 이러한 정체성을 놓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저 사람들의 에너지를 내가 흡수하고 있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요”
단적인 예로 ‘댄스가수 유랑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는 두려움도 채 감추지 못한, 설렘으로 화색이 감돌았던 그들의 얼굴을 들 수 있겠다. 무대에 올라 대중과 호흡하며 느끼는 희열이 어떤 것인지 온전히 체득하고 있는 자만이 보일 수 있는 반응으로, 설 기회와 장소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무대를 갈망하는 마음은 ‘여전한 건재’한 것이다. 무대가 얼마나 귀한지 안다는 것, 댄스가수로서의 정체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태도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댄스가수 유랑단’의 무대를 만들었을 테니 사람들은 이들이 부르는 철 한참 지난 옛 노래에도(물론 화사의 것은 좀 예외다) 알던 노래면 아는 대로 몰랐으면 모르는 대로, 얽힌 기억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열광하고 즐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일엔 때가 있다지만 그 때라는 게 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 나름이기도 하겠다고.

“You’re still my No.1.”
정체성을 붙든 의지와 노력은, 자명한 현실을 이겨내기도 한다며 용기를 얻고 마는 게다. 자그마치 129년의 경력을 품은 영향력이 몸소 전하고 있는 바니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받아도 되겠다. 인생의 어느 기간 동안 혹은 지금까지 ‘나의 No.1’이었고 그러한 존재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은 이토록 위안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댄스가수 유랑단‘ 공식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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