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총통후보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불가”…총통 선거 쟁점 될 듯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집권 민진당 후보로 출마하는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여부는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라이 부총통은 지난 4일 자신의 지지모임 성격을 갖는 대만신뢰친구협회 창립총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 수용은 곧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라며 “평화에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가 있는데 주권을 양도하는 것은 가짜 평화”라고 말했다고 연합보 등이 5일 보도했다.
라이 부총통은 이어 “지금 92공식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면 대만은 소멸될 것이며, 92공식을 거부해야만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안보 의제는 양안(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며 “중국의 위협에 놀라거나 겁내지 말고 주권을 확고히 수호하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계속 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번 (총통) 선거는 민주주의와 전제주의, 평화와 전쟁의 선택”이라면서 “앞으로 전 지구적 관점에서 국민을 단결시키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민진당 총통 후보로 확정된 라이 부총통은 민진당 내에서도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과거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를 자처하기도 했다. 현재 총통 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선거 출정식이나 다름 없는 지지모임 창립총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불가 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이 문제는 내년 1월 선거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92공식은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에 대한 해석은 각자에게 맡기기로 한 1992년의 합의를 말한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대만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92공식 인정을 거부해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친중 성향이 짙은 제1야당 국민당은 92공식을 인정하는 입장이다. 92공식과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여부가 차기 대만 총통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 중국은 민진당과 국민당에 대한 강온 양면전략으로 직간접적인 선거 개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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