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LPGA 한국 女골프 … 윤이나 떠오르게 한 ‘20세 슈퍼루키’ 로즈 장의 우승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6. 5. 12: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진영. <사진 AFP연합뉴스>
7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로즈 장(미국)은 2003년 5월 24일 생이다. 20세가 된 지 아직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은 로즈 장은 여자골프 최강국 지위를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대한민국 여자골퍼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한때 박세리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던 대한민국 여자골프는 이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할 듯하다. 박세리 이후 점점 세력을 키워 세계 최강국에 올랐던 한국여자골프가 코로나19 이후 그 위세가 확 꺾였기 때문이다. 그건 국내 여자골프 무대가 활성화되고 코로나19 탓에 LPGA 투어로 가려는 선수들의 의지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젊은 피 수혈이 제때 이루어 지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로즈 장. <사진 AP연합뉴스>
5년 전인 2018년과 현재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의 평균 나이만 비교해 봐도 한국여자골퍼들이 얼마나 늙어가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다.

일단 2023시즌 LPGA 상금랭킹 톱10 중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바로 상금 2위 고진영(27)이다. 조지아 홀(잉글랜드)의 나이도 27세이지만 1996년생인 홀은 생일(4월 12일)이 지났고 1995년생인 고진영은 아직 생일(7월 7일)이 돌아오지 않았다.

5년 전 LPGA 상금랭킹에 들어간 한국여자골퍼들은 모두 20명으로 평균 나이는 27.05세였다. 올해 상금랭킹에 포함된 한국여자골퍼들은 2명 늘어난 22명인데, 이들의 평균 나이는 28.23세다. 나이 차이가 아주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대한민국 여자골프를 이끄는 주축 선수의 나이가 더 늘었다는 점이다. 2018년 한국여자골퍼 중 LPGA 상금랭킹 상위 10명의 평균 나이는 26.1세였다. 당시 상금 3위 박성현이 24세에 불과했고, 6위 유소연 27세, 7위 김세영 25세, 10위 고진영 22세, 15위 박인비 29세, 24위 양희영 28세, 25위 김효주 22세, 26위 전인지 23세, 28위 지은희 32세 그리고 상금 50위 김인경의 나이는 29세였다.

하지만 올해 한국여자골퍼 중 LPGA 상금랭킹 순으로 높은 10명 선수의 나이가 28.5세로 크게 늘었다. 상금 2위 고진영이 27세로 늘었고, 17위 유해란 22세, 22위 김효주 27세, 26위 김아림 27세, 28위 양희영 33세, 30위 최혜진 23세, 32위 안나린 27세, 51위 지은희 37세, 54위 최운정 32세 그리고 59위 김세영은 30세가 됐다.

더 큰 문제는 2018년에는 전체 20명 중 상금랭킹 100위 밖 선수가 2명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22명 중 10명이 상금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신인들의 LPGA 진출이 줄어들면서 신인 데뷔 이후 우승도 2019년 신인왕인 이정은6 이후 끊겼다.

윤이나. <사진 KLPGA 제공>
올해 특급 신인 방신실(19)의 등장은 대한민국 여자골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기에 충분하다. 방신실은 LPGA 진출에 대한 비전도 드러내고 있어 대한민국 여자골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LPGA 진출 이후 우승에 목말라 하던 최혜진도 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얻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번 ‘20세 슈퍼루키’ 로즈 장의 등장으로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규칙 위반으로 3년 징계에 묶여 있는 윤이나(20)다.

공교롭게도 윤이나는 로즈 장과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2003년 5월 2일생인 윤이나가 로즈 장보다 22일 먼저 태어났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윤이나가 국내 골프 무대를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다가온다. 젊은 피가 부족한 때에 윤이나의 부재가 더욱 안타깝게 생각 드는 건 일부 골프팬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