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깎아버린 차량교체·철로정비 예산… 결국 ‘인재’

박준우 기자 2023. 6.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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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75명의 사망자가 나온 인도 오디샤주 철도 사고 참사가 외양적 확장에만 치중한 채 기본 안전을 무시한 결과 벌어진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형 열차 도입으로 전체 철도 관련 투자 비용은 증가했지만 노후 차량 교체나 선로 정비 등 안전 관련 예산은 크게 감소해 결국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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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철도 참사, 275명 사망
철도예산 15% 이상 증액 불구
외연적 확장에만 집중 투자돼
부품교체엔 책정액 절반도 못써
충돌방지시스템 설치도 태부족
뒤엉킨 열차들… 지난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3중 충돌 사건으로 탈선한 객차들이 뒤엉켜 있다. 4일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겹겹이 쌓인 객차 잔해를 뒤지며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최소 275명의 사망자가 나온 인도 오디샤주 철도 사고 참사가 외양적 확장에만 치중한 채 기본 안전을 무시한 결과 벌어진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형 열차 도입으로 전체 철도 관련 투자 비용은 증가했지만 노후 차량 교체나 선로 정비 등 안전 관련 예산은 크게 감소해 결국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인도가 지난 회계연도 철도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5% 증가한 300억 달러(약 39조 원)로 책정했지만, 철로 교체 작업 등 안전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었고 심지어 이마저도 전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독립 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 발생한 우타르 프라데시 철도 사고 이후 인도 정부가 매년 안전점검에 투자를 한 결과 2003년 336건이던 철도 안전사고가 2018년 59건으로 줄어들 정도로 성과를 봤지만, 최근 들어선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최근 신형 고속열차 ‘반데 바라트’ 도입 등 과시용 사업에만 집중하면서 차량, 철로, 시스템 부품의 교체 및 개선 비용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제 집행된 자금도 책정된 예산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다른 분야로 관련 자금이 전용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안전 자금이 점진적으로 잠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고 구간에 열차 충돌 방지 시스템 ‘카바치’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개발된 카바치는 같은 노선에서 일정 거리 안에 있는 다른 열차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승무원에게 알린 뒤 브레이크를 가동해 열차를 멈춘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카바치를 총연장 3000㎞ 구간에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설치된 구간은 1445㎞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및 탈선 사고로 현재까지 275명이 사망했고, 117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당초 사망자 수를 288명으로 집계했으나, 중복 포함된 사망자가 있다며 숫자를 이같이 조정했다. 다만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당국은 신호 오류로 남부 첸나이를 향해 시속 130㎞로 달리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메인 선로가 아닌 화물 열차가 주차된 곳으로 진입하면서 충돌했다. 이어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의 뒷부분과 충돌하며 피해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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