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3쿠션이 궁금하다] ①‘베트남 에이스’ 트란 “내가 베트남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이상연 MK빌리어드 기자(sunbisa4@mkbn.co.kr) 2023. 6.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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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부와 호치민시, 베트남당구연맹 지원받는 선수
“내가 PBA 간다면 베트남 당구계 큰 타격”
“비엣화 대표팀 코치는 아버지같은 분…곁을 떠날 수 없어”
“바오프엉빈, 트란딴룩, 타이홍치엠이 베트남3쿠션 미래”
“2018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취재하던 모습 기억나요. 하하”‘ 베트남3쿠션 간판’ 트란퀴엣치엔(사진)이 지난 ‘2018 호치민3쿠션월드컵’ 이후 약 5년만에 MK빌리어드뉴스와 다시 만났다. 5년 전, 패기에 가득찼던 청년 당선선수 트란은 어느덧 베트남 3쿠션 선수단 대들보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호치민3쿠션월드컵, 나아가 베트남 당구계 전체까지 아우르는 자신의 생각을 진중한 태도로 가감없이 밝혔다.
세계랭킹 3위→12위로 “개인적으로 안좋은일 있었다”
호치민에 매주 또는 2주에 당구장 한곳씩 생겨
“2018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취재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베트남에서 5년만에 만난 그는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베트남3쿠션 간판인 트란퀴엣치엔(세계 12위)이다. 2018년 호치민3쿠션월드컵 우승자인 그는 이번 2023년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 두 번째 정상에 도전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한국의 조명우에게 패했다)

트란은 ‘3쿠션 신흥강국’ 베트남을 대표하는 선수다. 2012년부터 베트남 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했왔다. 베트남의 1호이자 유일한 3쿠션월드컵 우승자이고, 2018년 LGU+3쿠션마스터즈에서는 결승에서 프레드릭 쿠드롱을 꺾고 우승했다.

지난 2018년 ‘LGU+3쿠션마스터즈’ 결승서 프레드릭 쿠드롱을 꺾고 우승이 확정되자,큐에 입을 맞추며 세리모니하는 트란.
비록 최근 1년간 국제대회에서 다소 부진하지만 그럼에도 베트남에서의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5월25일 호치민3쿠션월드컵 Q라운드(최종예선)가 열린 대회장에서 진행됐다.

높은 자존감과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었던 5년 전 트란. 이번 대회 현장에서 그는 사뭇 진중하게 기자를 맞았다. 그리고는 ‘호치민3쿠션월드컵’은 물론 베트남 당구계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다. 아울러 자신의 당구장 사업과 당구철학, 선수로서의 욕심도 털어놨다.

트란과의 인터뷰는 복잡한 통역과정을 거쳐야했다. 한국어→영어→베트남어 순으로 질문하면 답변은 역순으로 돌아왔다.

“하던 당구장 접고, 지난해(2022년)부터 호치민에 클럽 2곳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어요.” 근황을 묻자 트란은 자신의 클럽 운영사정을 설명했다. 아울러, 호치민에는 매주 또는 2주에 하나 꼴로 당구장이 생겨난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시 만나 반갑다. 2018년 MK빌리어드뉴스에 당신 이름을 건 당구장이 소개됐는데 그대로인가.

=(웃으며) 아니다, 접었다. 하지만 지난해(2022년)부터 호치민에 클럽 2곳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하하. 클럽은 호치민 내 도우륵시티, 고밥 시티에 하나씩 있다. 도우륵시티 구장은 테이블 10대(대대 5, 중대 3, 포켓 2), 고밥시티 구장은 테이블 13개(대대 5, 중대 5, 포켓 3) 규모다.

▲클럽운영은 잘 되나.

=나쁘지 않다. 평균적인 수익을 낸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호치민에서는 매주 또는 2주에 하나꼴로 당구장이 생긴다. (“과장 아닌가?”란 질문에 트란은 “(진지한 표정으로)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클럽 2곳을 운영하면 연습에 지장은 없는지.

=하하. 내 클럽이 곧 나의 연습장이다. 기본적인 연습은 하루 4~6시간씩, 이를 일주일 내내 지키려고 노력한다. 단, 주중에는 딸을 등교시켜야 해서 (연습할 시간이) 빠듯한 편이다. 따라서 비교적 한가로운 주말에 더 많이 연습한다.

스포츠 선수는 누구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 불과 약 8개월전 세계 3등까지 치솟았던 그의 세계랭킹은 최근 12위로 다소 하락했지만, 트란은 “좋은 순간, 나쁜 순간이 번걸아 찾아와 랭킹도 그 흐름을 따라갈 뿐”이라고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베트남 국내대회 등에선 꽤 잘 쳤다”며 웃어 보이기도.
▲세계랭킹 3위(2022년 10월)였다가 최근 12위까지 내려갔다. 무슨 사정이 있었나.

=(잠시 생각하다) 밝힐 순 없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에서는 누구에게나 나쁜 순간과 좋은 순간이 번갈아 온다고 생각한다. 랭킹도 그런 흐름을 따라간다고 본다. 나는 3쿠션월드컵 등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내대회 등 여러 대회를 소화한다. 그 대회들에선 잘 쳤다(성적이 좋았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게 언제나 잘 풀릴 순 없잖나. 하하.

▲베트남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인데, 언제부터 3쿠션을 시작했는지.

=2006년에 3쿠션을 처음 시작했다. 사실 가볍게 운동으로 즐기려고 했는데, 공을 치다보니 정말 재미있더라. 이후 선수가 됐는데, 내가 잘했는지 2012년부터는 국제대회에 베트남 국가대표로 나가라고 여러 지원을 해주더라. 3쿠션월드컵 등 나의 국제대회 출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걸로 아는데.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와 호치민시 예산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스포츠선수에게 지원된다. 나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물론 VBSF(베트남당구연맹)도 2012년부터 쭉 나를 지원해주고 있다. (후원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국제대회 나갈 때는 항공료, 숙박비, 대회 참가비 등이 주요 항목이다.

▲그 동안 당신이 해온 것처럼 장차 베트남3쿠션을 이끌어 갈 선수를 꼽자면.

=(지체없이) 바오프엉빈, 트란딴룩, 타이홍치엠이다. 특히 트란딴룩은 ‘베트남의 조명우’라 할 수 있으며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다. (엄지를 추켜세우며) 이번 대회 주최측(VBSF) 와일드카드 선수가 바로 그다. 또 지난 3월 아시아3쿠션챔피언십 준우승자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발전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내가 떠난다면 베트남 당구계가 큰 타격 받을 것” 최근 수년간 여러 베트남 당구선수가 PBA(프로당구협회)로 진출, 현재 ‘베테랑’ 선수이자 세계 톱레벨 선수는 사실상 트란이 유일한 상황의 베트남 3쿠션계다. 이에 트란은 베트남 당구계를 위해 베트남에 남아 있기로 했다고 한다. 또 그에게 아버지와 같은 비엣화 베트남 당구국가대표 코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개인적인 사정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사진은 베트남당구연맹(VBSF) 관계자와 대회에 관해 소통하던 중 단체로 기념촬영 중인 트란.
▲조금 까다로운 질문일 수 있다. 적지않은 베트남 선수가 PBA에서 활동한다. PBA행을 생각해본 적은 없는지.

=(잠깐 뜸을 들인 후)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봐도, 타고난 재능을 지닌 선수다. 베트남 당구선수들 전체 역사에서 보기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이런 내가 존재함으로써 베트남 당구계에 기여하는 바가 누구보다 크다는 걸 잘 안다. 이 상황에서 내가 PBA로 간다면 베트남 당구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비엣화 베트남 당구국가대표 코치 때문이다. 평생 나를 위해 헌신하고 돌봐주신 분으로, 내겐 아버지와 다름없다. 아들이 아버지 곁을 떠날 순 없잖나. 하하.

▲선수로서 향후 목표 또는 바람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손으로 큐 잡는 동작을 해보이며) 당구를 칠 수 없을 때까지 치고 싶다. 그리고 다시 챔피언이 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우승 타이틀 획득, 그것이 나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끝으로 한국 당구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한다면.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 잊지않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항상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드리겠다. [호치민=이상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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