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3쿠션이 궁금하다] ①‘베트남 에이스’ 트란 “내가 베트남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내가 PBA 간다면 베트남 당구계 큰 타격”
“비엣화 대표팀 코치는 아버지같은 분…곁을 떠날 수 없어”
“바오프엉빈, 트란딴룩, 타이홍치엠이 베트남3쿠션 미래”
호치민에 매주 또는 2주에 당구장 한곳씩 생겨
베트남에서 5년만에 만난 그는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베트남3쿠션 간판인 트란퀴엣치엔(세계 12위)이다. 2018년 호치민3쿠션월드컵 우승자인 그는 이번 2023년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 두 번째 정상에 도전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한국의 조명우에게 패했다)
트란은 ‘3쿠션 신흥강국’ 베트남을 대표하는 선수다. 2012년부터 베트남 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했왔다. 베트남의 1호이자 유일한 3쿠션월드컵 우승자이고, 2018년 LGU+3쿠션마스터즈에서는 결승에서 프레드릭 쿠드롱을 꺾고 우승했다.
높은 자존감과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었던 5년 전 트란. 이번 대회 현장에서 그는 사뭇 진중하게 기자를 맞았다. 그리고는 ‘호치민3쿠션월드컵’은 물론 베트남 당구계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다. 아울러 자신의 당구장 사업과 당구철학, 선수로서의 욕심도 털어놨다.
트란과의 인터뷰는 복잡한 통역과정을 거쳐야했다. 한국어→영어→베트남어 순으로 질문하면 답변은 역순으로 돌아왔다.
=(웃으며) 아니다, 접었다. 하지만 지난해(2022년)부터 호치민에 클럽 2곳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하하. 클럽은 호치민 내 도우륵시티, 고밥 시티에 하나씩 있다. 도우륵시티 구장은 테이블 10대(대대 5, 중대 3, 포켓 2), 고밥시티 구장은 테이블 13개(대대 5, 중대 5, 포켓 3) 규모다.
▲클럽운영은 잘 되나.
=나쁘지 않다. 평균적인 수익을 낸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호치민에서는 매주 또는 2주에 하나꼴로 당구장이 생긴다. (“과장 아닌가?”란 질문에 트란은 “(진지한 표정으로)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클럽 2곳을 운영하면 연습에 지장은 없는지.
=하하. 내 클럽이 곧 나의 연습장이다. 기본적인 연습은 하루 4~6시간씩, 이를 일주일 내내 지키려고 노력한다. 단, 주중에는 딸을 등교시켜야 해서 (연습할 시간이) 빠듯한 편이다. 따라서 비교적 한가로운 주말에 더 많이 연습한다.
=(잠시 생각하다) 밝힐 순 없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에서는 누구에게나 나쁜 순간과 좋은 순간이 번갈아 온다고 생각한다. 랭킹도 그런 흐름을 따라간다고 본다. 나는 3쿠션월드컵 등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내대회 등 여러 대회를 소화한다. 그 대회들에선 잘 쳤다(성적이 좋았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게 언제나 잘 풀릴 순 없잖나. 하하.
▲베트남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인데, 언제부터 3쿠션을 시작했는지.
=2006년에 3쿠션을 처음 시작했다. 사실 가볍게 운동으로 즐기려고 했는데, 공을 치다보니 정말 재미있더라. 이후 선수가 됐는데, 내가 잘했는지 2012년부터는 국제대회에 베트남 국가대표로 나가라고 여러 지원을 해주더라. 3쿠션월드컵 등 나의 국제대회 출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걸로 아는데.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와 호치민시 예산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스포츠선수에게 지원된다. 나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물론 VBSF(베트남당구연맹)도 2012년부터 쭉 나를 지원해주고 있다. (후원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국제대회 나갈 때는 항공료, 숙박비, 대회 참가비 등이 주요 항목이다.
▲그 동안 당신이 해온 것처럼 장차 베트남3쿠션을 이끌어 갈 선수를 꼽자면.
=(지체없이) 바오프엉빈, 트란딴룩, 타이홍치엠이다. 특히 트란딴룩은 ‘베트남의 조명우’라 할 수 있으며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다. (엄지를 추켜세우며) 이번 대회 주최측(VBSF) 와일드카드 선수가 바로 그다. 또 지난 3월 아시아3쿠션챔피언십 준우승자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발전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잠깐 뜸을 들인 후)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봐도, 타고난 재능을 지닌 선수다. 베트남 당구선수들 전체 역사에서 보기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이런 내가 존재함으로써 베트남 당구계에 기여하는 바가 누구보다 크다는 걸 잘 안다. 이 상황에서 내가 PBA로 간다면 베트남 당구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비엣화 베트남 당구국가대표 코치 때문이다. 평생 나를 위해 헌신하고 돌봐주신 분으로, 내겐 아버지와 다름없다. 아들이 아버지 곁을 떠날 순 없잖나. 하하.
▲선수로서 향후 목표 또는 바람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손으로 큐 잡는 동작을 해보이며) 당구를 칠 수 없을 때까지 치고 싶다. 그리고 다시 챔피언이 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우승 타이틀 획득, 그것이 나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끝으로 한국 당구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한다면.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 잊지않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항상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드리겠다. [호치민=이상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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