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4차 한류' 열풍… 한국어 쓰며 K-음식 먹는다 [Z시세]
도쿄 신오쿠보엔 한식당이 수백개… '데일리룩' 등 한국어 들어간 광고 인기
품절 1위 한국 화장품 '롬앤'… '1차 한류' 보고 자란 일본 Z세대가 '4차' 이끌어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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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코씨(20대·대학생) 역시 "중학생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는 한식당에 가는 것을 즐긴다"며 "도쿄 신오쿠보에 가면 수백개의 한식당을 찾을 수 있다"고 한국 음식 열풍에 감탄했다.
실제로 신오쿠보에는 한국어 간판을 단 다수의 음식점이 운집해 있으며 떡볶이, 치즈핫도그, 김밥, 쭈꾸미 등 다양한 한식을 즐기기 위한 일본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구성 메뉴는 돼지갈비덮밥, 불고기덮밥, 비빔냉면, 육개장 라면, 모듬나물, 전주비빔밥 삼각김밥 등으로 다양했다. 일본 주재원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블로거 '도쿄 마마'는 해당 페어를 찾아 삼각김밥을 사먹으려 했으나 모두 품절돼 실패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불닭, 치즈닭갈비맛 과자 등을 판매하는데 전통 한식뿐만 아니라 한국 MZ세대에게 인기를 끈 음식까지 전파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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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발 멀티숍 브랜드 ABC마트는 한글로 '#데일리룩' '#좋아요' 등 해시태그를 넣은 운동화 광고를 론칭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21년 방영된 농심의 신라면 TV 광고에선 여배우 이토요 마리에가 "진짜 맛있어요"를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광고는 일본 전역에 방영됐다. 지난해 방영을 시작한 너구리 광고에는 '쫄깃쫄깃'이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CM 송을 사용했다.
최근 듀오링고 재팬 조사에 따르면 일본 Z세대의 46.7%가 '평소 생활 속에서 자신 또는 주위 사람이 '진짜(チンチャ)', '오빠(オッパ)' 등 한국어 문구나 단어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사에 기자는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어도 친구들과 대화할 때 진짜, 오빠, 언니, 친구 등을 일본어와 섞어 말하기도 한다"며 "아마 드라마나 음악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K팝과 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20대 일본인도 늘고 있다. 하루카씨(20대·대학생)는 "취미로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가 아주 많다"며 "그들 중 대부분은 한국 아이돌이나 가수의 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어린 시절 한국 드라마를 보며 자랐다"고 덧붙였다.
일본 스티커 사진 서비스 '프리쿠라'는 한국어 스티커를 출시했다. "귀여워" "좋아해" "파이팅" "데이트" 등 한국어 글귀가 귀여운 손글씨로 쓰인 스티커다. 일본 Z세대는 해당 스티커로 사진을 자유롭게 장식하고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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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앤의 일본 해외사업팀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앤드바이롬앤은 지난 3월 말 로손 편의점 전국 매장 1만2000여곳에 동시 론칭한 브랜드"라며 "한달 만에 조기품절될 만큼 일본 소비자에게 가격과 제품력 모두를 만족시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롬앤은 지난 2021~22년에도 일본 립스, 앳코스메(@cosme)에서 상반기 결산 어워즈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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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19가 창궐한지 얼마 안 됐을 때 대부분 집에만 있었다"며 "그때 상당수의 일본인들이 K-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클라쓰' 등을 시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4차 한류가 시작됐다는 것.
김효진 서울대 일본연구소 조교수는 '1차 한류'를 보며 성장한 일본 Z세대가 자연스레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 음악과 드라마 팬인 부모님을 보고 자란, 즉 1차 한류를 목격하며 자란 세대가 그대로 성장하며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중·고등학생이 많이 보는 잡지에 한국 패션이 자주 소개되면서 K-패션, K-뷰티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은 옷을 찾게 됐고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옷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는 한국 화장품 산업에도 적용돼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좋은 한국 메이크업 용품이 일본 Z세대를 사로잡았다.
김 교수는 '한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문화가 일본 내 일상 속 대중문화로 완전히 자리잡은 만큼 '한류'의 개념 자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스며든 한국 문화를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한류'라 부르기엔 애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김 교수는 일본 사히에서 점점 더 일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처럼 문화교류가 활발한 나라는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며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 수준도 비슷하고 독특한 양상의 문화교류가 많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고 싶을 때 바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기도 하다"며 한·일 양국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사회, 특히 2030세대에게 한국 문화는 더 이상 외국 문화가 아니다. 처음 시작은 음악과 드라마였지만 지금은 음식과 언어, 화장품 등 한류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활발한 문화 교류가 이어지며 두 나라 모두 보다 다양한 대중문화를 향유하길 기대한다.
정유진 기자 jyjj1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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