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맨으로 일군 성공적인 경영 이야기...아버지가 매일 아침 카톡으로 자녀에게 보내준 ‘365 경영노트’

김학수 2023. 6. 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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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식 올림픽CC회장이 비매품으로 발간한 신간 '365 경영노트'.
세계 경영의 달인 GE 잭 웰치(1935-2020) 전 회장은 그의 자서전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 첫 머리에서 고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팀 주장을 역임했고 거의 득점왕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웰치 후임으로 현재 GE를 이끌고 있는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다트머스 대학 풋볼 선수 출신이다. 서구기업들이 이렇게 학창시절 스포츠 경력을 우대하는 인사 정책을 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스포츠 활동은 강한 체력 뿐 아니라 리더십과 협동심을 키우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생을 스포츠맨, 젠틀맨, 비즈니스맨으로 살은 이관식(76) 올림픽CC 회장은 이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스포츠맨을 택한다고 했다. 그는 중동고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 젊음을 불태웠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로 5년간 현장을 누볐으며,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MBA를 공부했다. 다국적 기업 폴라로이드 한국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 뒤 ‘피자 인(Pizza Inn)’을 들여와 한국 외식 문화를 선도했다. 국내 최초 퍼블릭 골프장인 올림픽CC와 복합 스포츠 센터인 올림픽 콜로세움, 플랜테이션과 씨티칼리지를 창업하고 현재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관식 회장.

이 회장은 스포츠맨이 그의 인생을 꽃피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젠틀맨의 나라이며, 미국은 비즈니스맨을 대우를 받는 나라이지만 영국이든 미국이든 학창 시절에는 모두 스포츠맨으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스포츠맨이 학창 시절에 경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교를 대표해서 경기에 출전하는 경험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젊음의 자산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이 회장은 “스포츠맨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거칠고 직설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명분과 투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도전과 희생을 무서워하지 않고 인간미가 넘친다”며 “이러한 스포츠맨 정신이 젠틀맨이나 비즈니스맨의 기초가 된다. 영국이나 미국의 성공한 사업가 중에 유독 스포츠맨 출신이 많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근 자신의 삶과 경영 철학을 담은 ‘365 경영노트’라는 책을 출간했다.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기업 승계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카톡으로 보내준 ‘아버지’의 사랑과 경영 철학을 담았다고 한다. 그는 “쓰다보니 경영관 뿐 아니라 나의 철학, 윤리, 가족, 국가관이 총망라된 기분이다. 총 600건 정도가 됐는데, 1년 주기에 맞춰 매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 등을 추려 책을 내게됐다”고 출간배경을 설명했다.

이관식 회장이 중동고 시절 활약했던 경기 내용이 실린 1960년대 조선일보 기사.

이 책에서 눈길이 가는 건 스포츠와 경영과 관련한 경영자의 접근법이다. 스포츠와 경영이 무관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 하나의 진리처럼 맥을 이루는 것이 있는데, 이를 6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도전정신이다. 이 회장은 “패배를 예상하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없다. 아무리 실력차가 나도 승리를 기대하며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이길 때까지 도전한다. 크게 뒤지고 있어도 종료 휘슬이 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정신이 있다”고 말한다.

둘째, 흘린 땀을 믿는다. 그는 “땀을 배반하지 않는다. 이기는 그날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훈련한다. 이들에게 패배는 없다. 단지 승리를 뺏겼을 뿐이다. 뺏긴 승리는 되찾아 와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얘기한다.

셋째,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맨십이다. 선수들은 경기 규칙에 벗어나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거부한다. 이것은 현대 경영의 중요한 덕목인 투명 경영의 바탕을 이루게 된다. 시대 화두인 공정과 정의, 명분은 스포츠맨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게 이 회장의 철학이다.

넷째, 확실한 목표다. 그는 “스포츠의 최종 목표가 승리이듯 기업 역시 최종 목표는 이익이다. 선수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듯 경영자도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다섯째, 빠른 판단력과 추진력이다. 선수는 훈련을 통해 익힌 감각으로 슛을 때리고 패스를 한다. 이 회장 자신도 선수 때의 경험을 살려 경영 현장에서 감각적으로 업무를 판단하고 처리했다.

여섯째, 승리에 겸손하고 패배에 비굴하지 않다. 이 회장은 “승리의 기뿜은 한순간이며, 패배의 아픔도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 스포츠맨에게는 항상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 회장은 “‘유능한 경영자는 불경기 때 호경기를 생각하고, 호경기 때 불경기를 생각한다’는 대학 때 이종하 마케팅 교수님의 한마디를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았다”며 “내가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말한다. 취업 절벽에 낙담하고, 회사를 다녀도 희망과 꿈을 갖지 못하는 요즘의 우리 사회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정판 비매품, ‘LiSa’ 출판사에서 발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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