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트라이펄 "베다, 맛있게 매운 소울라이트…진입장벽 낮췄다"

강한결 기자 2023. 6. 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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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손 트라이펄 게임즈 대표 인터뷰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소울라이크는 전통적인 게임 장르 분류에서는 볼 수 없던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장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진입장벽은 높지만, 매니아층은 매우 탄탄한 편이다. 또한 지난해 출시된 프롬소프트웨어의 엘든링을 기점으로는 대중성도 높아진 상태다.

국내 게임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네오위즈는 오는 8월 피노키오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P의 거짓'을 출시한다. 또한 적지 않은 인디개발사도 소울라이크 게임을 개발 중이다.

트라이펄 게임즈 정만손 대표

트라이펄 게임즈는 지난해 소울라이크가 가미된 3D 액션게임 'V.E.D.A(베다)'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2022 경기게임 오디션 최종 3위를 차지했고, 소니가 찜한 플레이스테이션 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보스전 콘텐츠가 공개됐는데, 뛰어난 액션으로 주목받았다.

트라이펄 게임즈는 지난달 열린 2023 플레이엑스포에도 참가해 개발 진척도가 더 높아진 버전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소울라이크 보스전을 매우 잘 구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디넷코리아 지난달 26일 판교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위치한 트라이펄 게임즈 사무실에서 정만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인디 개발사도 제대로 된 액션 소울라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트라이펄 게임즈는 정만손 대표를 포함해 20년 넘는 개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개발사다. 현재는 이들을 포함해 총 7명의 개발자들이 회사에 있는데, 모두 넥슨, 엔씨, 웹젠, 위메이드 등 한국의 주요 게임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정만손 대표는 '임진록2+ 조선의반격', '거상온라인', '썬', '뮤 레전드' 등 한국 게임산업에 족적을 남긴 작품을 만들어왔다. 2021년에는 '리틀 데빌 인사이드' 보조 프로듀서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를 창업한다는 말에, 지인들이 '왜 이리 힘든 길을 가려하냐'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우리가 모바일보다는 콘솔 중심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니 그건 아니라고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저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들은 그동안 PC·콘솔 게임을 주로 개발해 왔는데, 시장의 트렌드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부 논의 중에 소울 라이크 액션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이 됐고, 그것이 지금의 베다가 됐다"고 덧붙였다.

트라이펄 게임즈 베다 오피셜 장면. 트라이펄 유튜브 영상 캡처

정만손 대표는 소울라이크가 '해외에서 먹히는' 장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까지 소울라이크는 진입장벽이 높고 소수의 마니아 층만이 즐기는 마이너 장르였지만, 최근에는 더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메이저 장르로 편입됐다. 실제로 엘든링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 2천만 장을 넘기는 저력을 선보이기도 했다.인디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소울라이크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정만손 대표는 "대만 인디 개발자들이 만든 '티메시아'가 50만 장, 콜드 시메트리의 '모탈 셸'이 70만 장 이상 판매됐는데, 모두 개발 인력이 10명 남짓이었던 점도 우리같은 소규모 개발사에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동일 장르 작품과 비교되는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

대다수의 소울라이크 게임은 중세 판타지를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베다는 전반적으로 SF풍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 대표는 "원래 우리의 목표는 오픈월드 소울라이크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큰 것을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서 한정적으로 먼저 베다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은 오픈월드가 아닌 닫힌 방식의 게임인 베다를 먼저 선보이고, 이후 세계관 확장을 통해 오픈월드 소울라이크 '프로젝트B'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프롬소프트웨어가 소울 시리즈, 블러드본을 출시한 이후 오픈월드 신작 엘든링을 선보인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베다는 소울라이크를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이 조금 더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로크라이트의 성장요소를 결합했다. 아이템 파밍, 성장 요소 등을 대거 반영했고, 무기를 강화해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이용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게임을 끝까지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스템을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 우리는 베다를 소울라이크가 아닌 소울라이트(Soullite)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만손 대표는 현재 베다의 제작이 40% 정도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에는 데모 버전을 공개되고, 4분기 중 얼리억세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외 유수 퍼블리셔들은 베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미팅을 트라이펄 게임즈와 진행하기도 했다.

정만손 대표는 2027년까지 2천억 이상의 매출을 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직 우리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겠지만, 한국에서도 이러한 뛰어난 퀄리티의 액션게임을 만드는 게임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용자분들도 한 번 겁먹지 말고 베다를 체험해보시길 바란다. 우리 게임은 초보자들에게도 맛있게 매운 소울라이트 작품이니, 부담없이 한 번 도전해보셨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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