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통큰 결정...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이어간다

2023. 6. 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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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화땐 카드사 수천억원 부담
10여개사에 기존정책 유지 결정
애플페이 퍼주기식 도입 우려도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왼쪽)과 삼성페이로 항공권을 확인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한국에서 페이 수수료 장사까지 하고 있는 애플 처럼, 삼성이 자국 시장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가 결국 통큰 결단을 했다. 삼성페이의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애플페이로 촉발된 한해 수천억원의 카드 수수료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까지 결제 수수료를 받으면 카드사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결국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이 자국 시장에서 애플 처럼 수수료 장사를 할수는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유료화 할 경우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한해 수천억원대 달한다.

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이 고심끝에 한국에서 만큼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측은 대외적으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무료 유지’로 확실히 굳혀졌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0여개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무료 수수료 연장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늦어도 8월까지 삼성과 새로운 연장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올 3월 국내 출시된 애플 페이가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삼성페이 역시 유료화가 기정사실화 됐다. 특히 삼성은 애플페이에 ‘올인’ 수수료를 퍼주고 있는 카드사(현대카드)에 상당히 화가 난 상태다.

카드사들도 초비상에 걸렸다. 간편결제 시장 1위인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같이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업계에서는 연 700억원 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전체 간편결제 업체로 확대 될 경우 그 규모가 한해 수천억원대 달해, 카드사들의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볼수 밖에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를 무리하게 끌어들인 현대카드 때문에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생겼다”며 “삼성페이가 애플과 같이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는다. 어쩔 수 없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감소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페이를 국내 가장 먼저 도입한 현대카드는 애플에 건당 0.15% 수수료를 주고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 중 가장 높다. 중국의 5배 수준이다.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는 어느정도 있을 수 있지만, 수수료 부담으로 결국 애플페이를 쓰면 쓸수록 현대카드의 이익은 줄어들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TV 광고까지 선보이는 등 많은 비용을 애플페이 확산에 쏟아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애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도 아닌 국내시장에서 같은 국내 기업이 애플에만 수수료를 펑펑 퍼주니 화가 안나겠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무료 유지 결정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다른 카드사들도 높은 수수료를 애플에 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과연 도입해야 하는지,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애플페이의 시장 장악력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으로 한 달 만에 신규 카드 발급 35만장을 넘기는 등 고객 유치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카드 이용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대개 편의점과 같은 소액 결제처인 데다가 가입자 대부분이 2030세대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30세대는 대개 사회 초년생이거나 중장년층과 비교했을 때 지출이 큰 편이 아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 신규 회원 중 2030세대의 비중은 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20대가 51%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8%를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비용 투자 대비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과거 KT가 아이폰을 국내 도입할 당시에도 이벤트 효과는 있었지만, 일방적으로 애플에 끌려다니면서 많은 비용을 썼다”며 “결과적으로 비용 투자 대비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고 전했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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