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 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

배진솔 기자 2023. 6. 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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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8조원대 매출…30년 뒤 300조원 시대 열어
[1993년 신경영 선언하는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전 세계 임원들을 불러 모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이같이 주문했습니다. 삼성 재도약의 시초가 된 이른바 ‘신경영 선언’입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 30주년을 맞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는 올해 별다른 행사 없이 '신경영 선언' 30주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는 기념행사를 열거나 사내 방송 등을 통해 이날을 기념했지만, 이미 이재용 회장 체제로 전환한 데다 과거 이벤트보다는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 등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세탁기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 조립하는 것을 보고 격노하며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1995년에는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소각하는 '화형식'을 하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는 양(量)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질(質)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 방향을 선회하는 계기가 됐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93년 8조157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매출은 5년 뒤인 1998년에는 20조840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2003년 43조5820억원, 2008년 121조2940억원, 2013년 228조6930억원으로, 5년 주기로 2배가량 성장하는 기록적인 성장 신화를 낳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급변하는 복합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302조2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신경영 선언 이후 매출이 37배 늘어난 셈입니다.

회장 취임 8개월차 이재용 회장 '뉴삼성' 비전
재계는 회장 취임 8개월차에 접어든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비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전방위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 일정을 소화한 뒤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을 두루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취임 후 광주를 시작으로 지방 사업장을 두루 돌며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며 상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역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총 6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대표적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인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삼성호암상에 직접 참석하는 등 선친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며 인재 육성·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회장을 비롯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은 2021년 유산의 약 60%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이건희(KH) 유산'으로, 유족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7천억원)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3천억원) 등 의료 공헌에 1조원을 기부했습니다.
 

이재용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 재점화
최근에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이 재점화되기도 했습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사법 리스크에도 실적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라며 "실적 악화기에 책임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등기임원 복귀를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이 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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