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닥터 차정숙' 김병철 "'욕 먹겠다' 포부..등짝 맞았다면 감사했을 듯"

문지연 2023. 6. 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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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일리언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병철(49)이 '닥터 차정숙'의 귀여운 악역으로 사랑받았다.

김병철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정여랑 극본, 김대진 김정욱 연출)의 종영 인터뷰에 임했다.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의 결말을 돌아보며 "정숙을 봤을 때, 정숙이란 사람의 성장이란 부분에 있어서 남아 있는 회차 안에서 잘 마무리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호도 성장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고, 조금은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결말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병철이 연기한 서인호는 '닥터 차정숙' 속 최대 악역이라 불릴 만한 캐릭터. 차정숙의 남편이지만, 자기중심적이었고, 심지어 불륜과 혼외자까지 '가지가지 한다'는 시청자들의 평이 이어진 바 있다. 김병철은 "서인호의 문제를 하나만 꼽지만, 우유부단함이 아닐까 싶다. 끝맺음을 잘해야 하는데, 상황에 좀 끌려간 면이 있지 않나 싶다. 진짜 너무하다 싶은 신은 정숙에게 장애인 주차증을 신청하라고 하는 것이나, 1회에서 쓰러진 정숙이가 응급실에서 전화를 했을 때 '내가 꼭 가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연기지만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 했다.

큰 결심이 필요한 연기이기도 했다.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겼던 JTBC 'SKY캐슬'에서 김병철은 차민혁이란 '나쁜 남편'으로 분하기도 했던 바. 김병철은 "부담감은 있었다. 제가 연상되는 이전 캐릭터가 있었고, 차민혁이 연상돼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대본을 읽으며 잘 생각을 해보니 상황이 꽤 다르고. 또 내연녀는 차민혁에겐 없는 상황이었고 인물의 행동 묘사가 코믹한 것이 훨씬 많았기에 그런 지점들이 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 장면들을 재미있게 잘 살려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부정적인 면과 재미있는 면이 함께 있어서 조화를 시킬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다만 김병철이 연기한 서인호는 '귀엽다', '미워할 수 없다'는 평을 듣기도. 이는 연기하는 배우의 코믹함과 귀여운 매력 덕분이었다. 김병철은 "우려했던 부분이기는 한데, 불륜을 순화하는 면에 있어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안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안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사람들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지점을 잘 드러내서 사람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병철은 "결과적으로는 '미워할 수 없다'는 평이 나오게 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양한 모습이 드러나길 원했고, 긍정적인 면도 드러날 수 있으니까. 의도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안 그러면 단순해보여서 사람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김병철의 연기를 보며 '엉덩이를 확 차주고 싶다'고 얘기하기도. 김병철은 "엉덩이를 확 차줬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제가 자다가 뺨을 맞는 신이 있잖나. 정신없이 헤매다가 화장실을 엉금엉금 가는데 엉덩이가 정화 누나 얼굴에 오는 적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저때 팍 차줬어야 하는데'라고 두 번을 얘기했다. 엉덩이를 차주고 싶다고 두 번을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반응도 뜨거웠다. 김병철은 "저는 반응을 많이 확인하는 편이 아니지만, 제작발표회에서도 '욕을 더 먹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감사한 마음이 더 크고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보시는 분들은 'SKY캐슬'에서 차민혁이 강준상(정준호)이 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비슷한 상황이 있으니 상상을 해주셨는데, 연기하면서 의식하지는 않았고 상황적으로 코믹한 것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인기는 확실히 실감한 셈이다. 김병철은 "시청률을 확인하고 숫자를 볼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를 느낀다"며 "저는 가끔 지하철을 타는데, 다른 작품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른 분들이 나를 알아보면 어쩌지. 욕하면 어쩌지 그런 생각에 눈치가 보이더라. 그런데 실제로 알아봐 주셨다면 너무나 감사했을 것 같고 고맙다고 말했을 듯하다. '저도 이런 경우를 당해 보는군요'라고. 악역을 했던 분들이 식당에서 등짝을 맞는 것은 얘기만 들었지, 실제 일어난 것은 처음이나 감사했을 것 같다"고 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4%로 시작해 1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 작품이다. 김병철은 극중 차정숙(엄정화)의 남편인 서인호를 연기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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