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중국경제]위안화 국제화와 환율 불안

2023. 6.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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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 시장 지도위원회(CFXC)가 올해 첫 회의를 연 게 지난달 18일이다. 올해 들어 처음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한 환율에 대한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다.

국가통계국에서 5월 제조업 PMI 지수를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PMI마저 48.8%로 전 달에 비해 0.4%P 하락하면서 대외경제 여건이 더 불안해질 것을 막으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WIND 수치를 보면 5월 말 기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CFETS 기준 7.1065다. 올해 위안화 가치가 2.23% 하락한 셈이다.

특히 중국의 통제권 밖에 있는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 사이 역외시장에서 거래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7에서 7.3으로 급상승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었지만 시장 불안은 없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지수 상승이라는 분명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달러지수는 9월 115까지 올랐다. 지수상승 폭으로 따지면 25.7%다. 하지만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3월 6.3위안에서 11월 3일 7.32로 오른다. 비율로 따지면 12% 상승이다.

달러지수 상승 폭에 비하면 위안화 가치가 오히려 13% 강세였다는 계산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에 중국은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극복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1선인데도 정 반대 상황이다. 3월 이후 달러지수와 위안환 환율 간 괴리 때문이다. 달러지수는 내려가는 데 위안화 환율만 올라가는 것에 대한 불안 심리다.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중국 GDP는 1분기에 4.5% 성장한다. 시장 예상치 2.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3월 소매판매 증가율 10.6%는 오랜만에 보는 2자리 수다.

수출 증가율은 1분기 8.4%이고 3월 만 보면 14.8%다. 시장에서 제로 성장을 예상한 것과 딴판이다. 부동산 시장의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장기대출 증가액도 6000억 위안이다. 한마디로 위안화 환율이 무너지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로 인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동력은 크게 약해진 상태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은 그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특히 연준의 10차례에 걸쳐 5%P나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물가를 완전히 잡지 못하는 것도 위안화 환율에는 불안 요인이다.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3%다. 시장 예상치 1.1%를 웃도는 수치다. 게다가 노동시장은 여전히 과열이다. 4월 실업률은 3.4%로 완전 고용을 웃도는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뱅크런’ 등 금융 불안 요인도 사그라든 모습이다. 물가와 고용을 억제하기 위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디폴트 위기를 넘긴 것도 위안화 환율에 불리하다. 부채한도를 늘려 국채를 발행하면 이게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금리 인상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연준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시기가 길어질수록 달러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중국 기업의 외화결제 수단의 변화도 환율 불안 요인이다. 외화관리국 수치를 보면 지난해 중국 은행의 총 외화결제액은 2조5709억 달러다. 누적 매출 외환은 2조4635억 달러다. 1074억 달러의 차이를 보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은행의 누적 외화결제액은 7329억 달러다. 매출 누계는 7427억 달러다.

9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는 중국 내에서 달러 수요가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경제의 단기 회복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1분기 반짝 성장은 계절 요인과 기저효과에 따른 현상이다.

제조업 PMI 지수는 4,5월 연속 임계점 이하다. 1-4월 중국 당국에서 관리하는 규모 이상 공업기업 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6% 하락한 상태다. 그나마 1분기 중 하락한 21.4%에 비해 하락 폭이 줄어든 게 위로일 정도다.

41개 대규모 업종 중 4월까지 전 년에 비해 하락한 업종이 27개다. 1분기의 28개에 비해 호전된 것이지만 단기 회복을 점칠 단계는 아니다.

이것으로도 올해 들어 가파른 달러당 위안화 환율 약세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른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추진 중인 위안화 무역 결제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결제를 통지한 게 지난해 7월부터다. 위안화 결제시스템(

CIPS)으로 SWIFT를 대체하려는 의도에서다.

중국은 브라질과 지난 3월 위안화로 무역 대금을 결제하는 협정을 체결했고 이어 아르헨티나와도 위안화로 무역 결제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방의 경제 제재 대상인 러시아나 이란 등 10여 국가가 중국과 위안화로 무역 대금을 결제 중이다.

외화관리국 통계를 보면 3월 기준 중국의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은 48%다. 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비중은 2.7%다. 세계 전체로 보면 5위권이다.

5월 26일 자 환구시보 보도를 보면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2020년에 이미 1300억 위안 규모의 화폐교환 협정을 체결했고 올해 1월 규모를 350억 위안을 더 늘리기로 한 상태다. 달러로 치면 233억 달러 규모다.

중국 세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아르헨티나와의 교역액은 198억6000만 달러다. 올 1분기는 46억4700만 달러다. 중국측 수출은 23억5600만 달러이고 수입은 22억9100만 달러다.

아르헨티나는 중국서 확보한 위안화로 중국 수입을 결제하고 남은 돈을 역외시장에 내다 팔 수도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 표시 부채를 줄이는 일거양득이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4월 10일 3억2000만 위안을 매각한다. 4660만 달러 규모다. 물론 위안화의 국제유통도 바라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간 올해 무역목표는 2000억 달러다. 지난해 무역이 12% 늘어난 것도 따지고 보면 위안화 결제 효과다.

한마디로 중국이 맺은 화폐교환 협정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에서는 이를 위안화 국제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게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만 급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위안화 환율 불안이 조기에 종식되기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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