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56)] ‘탐욕의 장바구니’ 백승엽 PD가 담아내는 ‘사람’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백승엽 PD는 유튜브 채널 ‘재밌는 거 올라온다’를 통해 공개 중인 웹예능 ‘탐욕의 장바구니’를 연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채널에서 공개된 ‘돌출 입터뷰’에 이어, 또 한 번 ‘토크’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작에서는 주변인들의 이야기 통해 게스트들의 ‘의외의 면’을 찾아냈다면, 이번에는 장바구니를 통해 취향을 파악한다. 게스트들에게 현금 100만 원을 지급한 뒤, 마음껏 쇼핑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 이를 통해 게스트들의 성향 및 취향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토크에 대한 새로운 접근 통해 시청자들에게 스타들의 미처 몰랐던 면모들을 전하고 있다.
“아이디어 내며 느낀 건데,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좀 있는 것 같다. 쇼핑하는 것을 지켜보거나, 구매하는 물건을 통해서도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더라. 사람의 취향이나 습관을 아는 게 중요하지 않나. 그냥 말로만 하는 인터뷰보다는 뭔가를 같이 뭔가를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갈 수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10만 원부터 1000만 원까지. 다양한 금액대를 고민했지만 부담 없이, 그러면서도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금액이 100만 원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금액을 지급했을 때 저마다 다른 쓰임새를 보여주곤 하는데, 이를 지켜보는 재미 또한 ‘탐욕의 장바구니’의 장점이다.
여기에 게임을 가미해 흥미를 높이기도 한다. 단순히 쇼핑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넘어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구매하게 한 후, 이를 제작진이 준비한 랜덤 장바구니에 담아 본인의 차량까지 무사히 이동해야만 물건들을 획득할 수 있게 한 것. 시간과 공을 들여 쇼핑한 물건을 차지하기 위한 게스트들의 고군분투가 관전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100만 원이라는 게 갑자기 주어진 금액이지 않나. 그것을 곧이곧대로 가지고 가면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 게임에서 이겨야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면 더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나올 것 같았다. 게스들이 진심으로, 또 창의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으려고 해 주셔서 더 재밌는 것 같다.”
게스트들을 자연스럽게 몰입시키는 것도 중요했다. 쇼핑 통해 취향을 파악하는 콘텐츠인 만큼, 게스트들의 ‘진심’을 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 특유의 높은 텐션으로 게스트들의 의욕을 끌어내는 한편, 친구처럼 친근하게 쇼핑을 도와주는 MC 김호영의 역할도 중요했다.
“탐욕이나, 물욕, 소비욕 같은 게 필요한 콘텐츠다. 기본적으로 그런 면들을 갖추고, 여기에 ‘누가 나랑 같이 쇼핑을 해주면 재미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봤더니 김호영이 떠오르더라. 게스트들에게 맞춤형 소품이나 옷을 정말 잘 골라주신다. 또는 뭔가를 말하지 못할 때 대신 말을 시원하게 해주시기도 한다. 또 우리는 쇼핑하는 공간이나 장소에 대해서는 PPL을 안 받는다. 이 콘텐츠는 게스트의 취향을 보는 게 급선무라, 홍보를 위해서 방문을 하게 되면 그것이 흐려질 것 같았다.”
연예인은 물론, 전문직 종사자 또는 기업가 등 다양한 사람을 다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혹은 예능 등에서 잘 만나지 못했던 의외의 인물에 대해 알려주고픈 바람도 있다.
뻔하지 않은 접근, 또는 새로운 사람을 보여주는 것은 백 PD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했다. 완전히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기 위해 늘 조금씩 변화하며 나아가는 중이다.
“새로운 것은 늘 어렵고, 또 단숨에 빵 터트리기도 쉽지가 않다. 많이 쌓아가야 하고, 익숙해지게 만드는 기간도 조금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들은 늘 새로운 걸 보고 싶은 니즈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항상 새롭게 재밌는 것은 뭘까, 이것을 고민하고 있다. 너무 새롭기만 해도 안 되고, 재밌지만 식상해도 안 되지 않나. 그런 부분이 늘 고민이 된다.”
우선은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것부터 해나갈 생각이다. 쇼핑을 좋아하는데, 할 시간이 없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탐욕의 장바구니’를 떠올리게 된 것처럼,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이야기들을 찾다 보면 대중들과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과 맞닿아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나는 내가 하면서 재밌는 것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공감하는 이야기라도 좋다. 기본적으로 내가 먼저 재밌어야 하는 것 같다. 나 같은 사람들이 모여 구독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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