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쏟은 김은중 “광탈 우려에도 묵묵히 따라와준 선수들 감사”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김은중(44) 감독이 “대회 전 광탈(광속 탈락)할 것이란 말에도 내색 안 하고 묵묵히 결과를 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쏟았다.
한국은 5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열린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터진 수비수 최석현의 헤더 골로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를 1대0으로 물리쳤다.
경기 종료 후 김은중 감독은 인터뷰 도중 선수들의 활약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물세례로 웃음을 되찾았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본지 특파원과 만난 김은중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기대보단 우려가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심지어 광탈할 것이란 말도 있었는데 지도자 입장에서 그 부분이 마음이 가장 아팠다”고 쏟아낸 눈물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꿈이 있고 열심히하는 어린 선수들인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상처를 것이다”라며 “그럼에도 내색 한 번 안 하고 꿈만 바라보고 준비했고 그 꿈을 향해 나가면서 잠재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양 팀 모두 팍팍한 대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양상은 초반부터 상대 역습을 경계하면서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기회를 엿봤다. 이 때문에 전후반 정규시간 내내 양 팀은 모두 이렇다할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연장전을 맞이했다. 연장에서 한국 득점의 보증수표인 세트피스에서 또 골이 터졌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의 코너킥을 최석현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트피스로만 4골을 터뜨렸다. 코너킥으로 3골, 프리킥으로 1골을 넣었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로 대회 장소가 급하게 바뀌면서 9일간 주어진 브라질 캠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훈련들을 했는데 그 부분이 이번 대회 주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점을 허용한 나이지리아는 세찬 공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끈질긴 수비로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막아냈다. 종료 휘슬이 울렸고, 4강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은 환호하며 서로를 얼싸안았다.
김 감독은 “나이지리아가 우리보다 하루 휴식을 더 가졌고 우린 이틀 밖에 못 쉬어 체력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잘 버티고 실점하지 않았고, 끝까지 기다리며 끌고 간게 승리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새벽에도 멀리 한국에서 보내주시는, 이제는 많은 우려가 기대로 바뀐 많은 응원이 선수들에게 전달이 된다. 현지 한인분들도 멀리서 응원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다음 경기도 최대한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은중 감독과 본지의 믹스트존 인터뷰 일문일답.
(본 기사와 인터뷰의 저작권은 조선일보에 있습니다.)
-오늘 경기 전반적인 소감은.
“일단 이 대단한 업적을 이뤄낸 21명의 선수들과 저를 믿고 따라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두가 한 팀으로서 우리가 준비했기 때문에 오늘같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특히 월드컵에 나가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선수들이었고 월드컵 나갈때 조차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어서 저 역시도 선수들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럼에도 어쨌든 코칭스태프를 믿고 우리 계획대로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
-승리 요인은.
“나이지리아가 우리보다 하루 휴식을 더 가졌고 우린 이틀 밖에 못 쉬었는데 체력적인 부분이 염려가 됐지만 선수들이 실점 안하고 끝까지 기다리며 끌고 간게 승리 요인이다.”
-이번 대회 풀타임 출장했던 김지수를 후반에 교체한 이유는.
“(김)지수가 불편한 부분이 있어서 할 수 없이 뺐다. 교체로 들어간 황인택이 잘 커버해줬다. (TV중계화면에 잡힌) 김지수가 손목에 붕대를 한 부분은 큰 부상은 아니고, 다리쪽을 불편해해서 교체해줬다. 체크해봐야 겠지만 큰 부상은 아닌 걸로 보인다. 교체로 들어간 황인택뿐 아니라 21명 어느 누가 들어가더라도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게 원팀이다. 선수들이 전후반 언제 들어가든 자기가 들어가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주는 게 우리팀의 원동력이다.”
-세트피스로만 4득점을 했다.
“아르헨티나로 대회 장소가 급하게 바뀌면서 9일간 주어진 브라질 캠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훈련들을 했는데 그 부분이 이번 대회 주효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캠프에서 환경이나 음식같은 부분들이 알맞게 세팅돼 집중하면서 훈련했던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
-다음 경기도 역시나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되는데.
“그 때문에 새로운 훈련보단 어떻게 회복시키냐 중점을 둘 것이다. 황인호 트레이닝 선생님과 이거성 피지컬 코치 등 전문적으로 봐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준결승까지 남은 시간 회복을 잘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4강 상대 이탈리아에 대한 생각은.
“다음 경기는 오늘 이후 준비를 철저히 해야 겠지만, 일단 현장이나 중계를 통해 경기를 다 봤다. 그래서 세밀한 부분만 준비하면 될 것 같다.”
-이번 대회 목표는.
“대회 시작 때 말씀드린 것처럼 매 경기 그 경기를 이기는 게 목표다. 특히 토너먼트에선 그날 컨디션, 환경,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탈리아전도 준비 철저히 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하도록 하겠다.”
-경기 후 쏟은 눈물의 의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기대보단 우려가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심지어 광탈할 것이란 말도 있었는데 지도자 입장에서 그 부분이 마음이 가장 아팠다. 꿈이 있고 열심히 하는 어린 선수들인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색 한 번 안 하고 꿈만 바라보고 준비했고 그 꿈을 향해 나가면서 잠재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와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한마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믿고 따라와주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본인들의 100% 이상을 쏟아내 헌신적으로 이런 결과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우선 감사하다. 또 새벽에도 멀리 한국에서 보내주시는, 이제는 많은 우려가 기대로 바뀐 많은 응원이 선수들에게 전달이 된다. 현지 한인분들도 멀리서 응원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 경기도 최대한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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