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홀로 남은 193cm 해결사…‘더티 플레이’ 나이지리아 견제, 온몸으로 이겨냈다

▲ 장신 스트라이커 이영준은 나이지리아의 집중 견제를 몸으로 이겨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스트라이커의 희생이 빛났다. 김은중호의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김천 상무)은 풀타임 고군분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8강에서 연장 승부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이영준은 120분 풀타임 고군분투했다.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가 대회 도중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며 김은중호에 남은 전문 스트라이커로는 이영준이 유일하다. 다소 체력이 부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영준은 적극적인 공중볼 경합과 연계 플레이로 김은중호 공격 활로를 뚫었다.

193cm 큰 키에 정확한 발밑도 뽐내고 있다. 나이지리아전 최전방에서 주로 플레이메이킹을 맡은 이영준은 동료와 정확한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동료의 마지막 터치가 살짝 길게 떨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종료 휘슬까지 이영준은 상대 수비와 계속 맞붙으며 애썼다. 체력이 떨어질 법한 상황에서도 투혼은 계속됐다.

나이지리아는 뛰어난 탄력과 힘을 이용해 한국 수비수들을 몰아붙였다. 한국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수비에 성공하며 위기를 넘겼다. 종종 날카로운 역습으로 나이지리아 뒷공간을 공략하기도 했다. 다소 밀리는 흐름이 길어졌지만, 나이지리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정규 시간을 잘 버틴 한국이 일격을 날렸다. 연장 전반 최석현(단국대)의 헤더가 오른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승원(강원FC)의 정확한 크로스가 빛났다. 경기 종료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지킨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꺾었다.

4강행 일등공신이라 불릴만한 이영준의 활약에 원소속팀 동료들도 활짝 웃고 있다. 이영준은 현재 김천에서 군 복무 중이다. 원소속팀은 수원FC다. 지난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K리그1 경기 기자회견에서 김도균 감독은 이영준의 U-20 월드컵 활약에 “많이 발전했더라. 피지컬도 더 강해지고 침착성도 돋보이더라. 기대가 많이 되고 응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승우(수원FC)도 응원했다. 에콰도르전 이영준의 발리 골을 본 이승우는 “저도 놀랐다. 이렇게까지 침착했나”라며 “연락도 한 번 했다. 전보다 몸도 좋아지고 많이 발전했더라. 대회에서 좋은 결과 얻고 오길 바란다”라고 전한 바 있다.

사실상 대회 마지막까지 김은중호 최전방을 책임져야 하는 이영준이다. 한국은 오는 9일 이탈리아와 4강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