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명세빈, 늘 배움 가진 겸손한 배우 [인터뷰]

백지연 기자 2023. 6. 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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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세빈 /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닥터 차정숙' 명세빈이 더욱 깊어진 매력적인 연기로 대중들을 만났다. 늘 배우는 자세로 배우로서 길을 만들어가는 명세빈이 빛나는 이유다.

26일 JTBC 주말드라마 '닥터차정숙' 종영 인터뷰가 진행돼 명세빈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닥터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명세빈은 최승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초 '닥터 차정숙'은 편성에서 밀리기도 하며 시작 전 우여곡절이 있었다. 화제작으로서 기대를 모으지 못했지만 예상 밖의 큰 인기로 눈길을 끌었다. 명세빈은 "시청률 16%부터 놀라기 시작했다. 중반부부터 왔는데 긴장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 마음 만족 시킬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이 높아지면 결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지 않냐. 그 만족감을 드릴 수 있을지 생각을 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명세빈은 앞서 긴 세월 지적이고 청순한 이미지의 역할들을 주로 해왔던 만큼 '닥터 차정숙'의 내연녀는 파격적 선택이었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때 많은 부담이 있었을 터. 하지만 명세빈은 최승희 역을 완벽 소화했다. 주변 반응 역시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라 반응이 좋더라. 밖에서 말을 건네주시고 그렇더라. 업계 사람들의 반응은 내가 해서 더 정당성 있어 보였다는 말을 하더라. 일반적 내연녀 느낌이었으면 그저 그랬을 거 같았는데 내가 해서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납득이 됐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간 맡아온 캐릭터와 다른 역할을 선택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명세빈은 "사실 제가 언제까지 지고지순에 청순이 되겠냐. 연기자로서 저도 사람이라 이런 면이 있고 저런면이 있고 누군가 봐줬으면 좋겠다는 갈증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런 차에 이런 제안을 받았다. 다들 고민을 했던 거 같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랑 연기를 할 때는 정말 다르더라. 어떻게 표현을 할지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연기할 때 중점을 뒀던 건 절대적 악역으로 보여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억지로 승희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이런 사연의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상처는 있다고 생각을 한다. 감당을 할 수 없는 게 상처다. 승희도 어릴 때 상처가 있고. 첫사랑일 수 있는데 첫사랑한테 그런 꼴이 얼마나 상처였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흡을 맞췄던 김병철과도 많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승희 역에 대해 명세빈은 "사람이 힘들 때 이기적일 수 있지 않냐. 이기적인 게 못되서가 아니라 상처에 꼬인 마음에 그럴 수 있지 않냐"며 승희 역에 공감했다고 알렸다. 그는 "세상에 그런 인생이 없겠냐. 수많은 사연 속에 이런 사연 없겠냐. 이게 꼭 나쁘겠나 생각을 했던 거 같다. 무조건적인 잘못은 아니다. 성장을 할 수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최승희 역을 소화하기 위해 명세빈은 외적인 모습에도 남다른 노력을 가했다. 그는 "사전제작과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내가 메이크업을 세게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했다. 나는 악녀라는 이미지를 보여줄 가 생각을 했다. 강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승희의 상처여서 그런 포인트에 줬다. 화려한 외적 변화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뒀다. 원색적인 옷을 입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명세빈은 '닥터 차정숙'에서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연기를 선보였던 만큼 해당 작품을 신인의 자세로 다가갔다. 동료 엄정화, 김병철 등 배우들에게 직접 찾아가 조언을 듣기도 했다고. 다른 배우들보다 작품에 늦게 합류를 했다고 밝힌 그는 승희 역을 이해하기 위해 타 배우들의 시선에서 보인 승희도 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명세빈은 "연기에도 숙성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니까 좋은 분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 하나 대충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새로운 캐릭터에 응원을 해줬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생각들을 알려줬다. 어떻게 대본 분석을 하는 걸 봤던 거 같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엄정화와 김병철에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명세빈은 "정화 언니가 '나는 진심으로 하려고 애를 쓰고 싶다. 애를 쓰고 싶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머리가 좋으신 거 같다. 대사 정말 많다. 장면도 많고. 감정을 연결하는 것도 그렇고. 감정을 싣어서 하다 보면 잊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없이 감정이 드러나는 게 정말 이래서 '엄정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극찬했다.

명세빈 /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병철 배우에 대해서는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거 같다. 본인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다. 사실 나쁘게만 보이면 시청자들이 싫어했을 거 같다. 그렇게 인호 역을 해석을 하는 게 재밌었다. 많이 얘기하고 그랬던 거 같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록이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 명세빈은 시종일관 '닥터 차정숙'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최승희 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 흔적들이 보였다. '닥터 차정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을 한 명세빈은 '닥터 차정숙'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작품이 잘 될 때와 업 앤 다운이 있지 않냐. 이런 거였구나 생각을 한다. 인생에 있어서 삶에 있어서 40대 중반에서 그 이후로 새로운 삶을 찾아야 하고 인생의 소비되는 나이가 20대부터 40대 초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명세빈은 "나의 인생의 후반은 누구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아이돌일 때도 있고 저물 때도 있고 다시 연기자로서 그 시간들이 수용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렇게 무조건 달리는 게 아니구나. 내가 잘 안 되고 해도 성장하고 그런 계기가 되는구나가 많이 생각했다. 한동안 일이 없을 때는 봉사하러 가서 생각을 했다. 아프리카 가서 '내가 연기자가 아니면 뭐로 왔을 가' 싶었다. 살면서 힘든 이런 것들이 실패가 아니라는 거, 성장할 수 있고 후반의 인생을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배우로서 끝없는 성장을 하고 싶다"라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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