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아라…광명시 '기후의병' 주목

시민 스스로 탄소중립 선봉 역할…2021년 9월 발대식 후 2천660명 활동 중
20여 지자체·기관 등서 벤치마킹…지방자치혁신대상·KTV 모범사례에 선정

(광명=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지구 온도 1.5℃ 상승 제한은 인류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이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하게 되면 세계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적도 지역 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온도(35℃)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선도도시'를 표방하는 경기 광명시가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기 위해 '1.5℃ 기후의병' 정책을 시행해 주목받고 있다.

5일 광명시에 따르면 기후의병은 자발적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시민·단체·조직을 말한다.

나라가 외적의 침입으로 위급할 때 국가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민중이 자기 의사에 따라 외적에 대항하여 싸운 의병(義兵)처럼 시민들이 스스로 탄소중립의 선봉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광명시는 지역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5℃ 기후의병대를 조직, 2021년 9월 4일 발대식을 열었다.

당시 발대식에 참여한 시민 대표 9명은 시가 추진한 기후변화 교육을 이수한 시민들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해 기후 행동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1차적으로 1천500명 양성을 목표로 한 기후의병은 '지구 온도 1.5℃ 상승 제한' 국제협약에 따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1회용품 안 쓰기 등 저탄소 생활 실천에 참여했다.

기후의병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줍킹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줍킹은 '줍다'와 '걷는다(walking)'의 합성어로, 가벼운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기후 행동을 일컫는 신조어다.

집계 모양과 숫자 11이 비슷한 점에 착안해 매월 11일이 있는 주의 토요일을 줍킹데이로 정해 쓰레기를 줍는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기후의병의 줍킹데이 캠페인은 지난해 3월 KTV(한국정책방송원)가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실천 사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또 2022년 대한민국 지방자치 혁신대상에서 기초단체 환경 혁신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창원시, 인천시, 파주시, 금천구 등 전국 20여개 지자체, 기관 등에서 기후의병 정책을 벤치마킹했다.

기후의병에는 성인뿐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관내 광문초등학교, 광남중학교, 소하중학교, 충현중학교, 명문고등학교 등 5개 학교가 기후의병에 참여해 탄소 저감 실천 운동, 1회용품 사용 제한, 에너지 절약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시는 기후행동의 실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기후의병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과 관련된 생생한 주요 소식을 의병들에게 신속히 제공하고 있다.

또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시민에게 지역화폐(광명사랑화폐)를 최대 10만원 지급하는 '기후의병 탄소중립 포인트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달 말 현재 기후의병으로 활동하는 시민은 2천660명으로 늘었다.

시는 탄소중립 시민 공감대를 더 확산하기 위해 올해 관내 초·중·고등학교 재학생 및 관내 거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후의병 캐릭터를 공모하고 있다.

기후의병을 이끌 기후의병장은 올해 처음으로 배출될 전망이다.

시는 기후의병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일정 기간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한 시민 가운데 20~30명을 선발해 7월 중 '기후의병장'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내 18개 동의 통장도 기후의병장으로 육성하고 있다.

기후의병을 필두로 광명시는 탄소중립 선도도시로서 다양한 기후위기 극복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민선 7기 출범 첫해인 2018년 전국 최초로 기후에너지 전담 부서인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시민참여 기후에너지 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지원 조직 '기후에너지센터'를 출범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 행동 여건을 조성하고자 ▲ 찾아가는 기후교육 ▲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카페 운영 ▲ 10·10·10 소등 캠페인 ▲ 광명 자치대학 기후에너지학과 운영 등을 통해 시민의식 전환과 역량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루거나 피할 수 없으며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1.5℃ 기후의병대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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