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림의 월가프리뷰]기술주 랠리에 차익실현 시점 고민

신기림 기자 입력 2023. 6.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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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술 성장주 랠리 핵심은 인공지능…밸류에이션 관건
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 객장 트레이더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세를 대형 기술 및 성장 기업들이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지 아니면 인내심을 두고 지켜볼지 고민에 휩싸였다.

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기술주에는 85억 달러가 유입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가 올들어 33% 상승하는 랠리를 시현하며 투자자들이 몰려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됐다.

간판지수 S&P 500에도 기술 기업들이 포집해 올해 11.5% 상승해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대형주가 오를 만큼 올라 차익 실현에 나서 현금화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서 5대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4.7%로 197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중치가 높다는 것은 5대 대형주가 흔들릴 경우 시장 전체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설의 피터 터즈 사장은 증시가 "큰 폭의 상승을 경험했다"며 "본질적인 질문은 이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느냐, 아니면 평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 상승을 촉진하는 핵심은 인공지능(AI)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로이터은 진단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엔비디아로 올들어 거의 170% 뛰었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상위 2개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40% 가까이 상승했다.

헤지펀드 인프라캡의 제이 햇필드 최고경영자(CEO)는 AI에 대한 기대감이 대형주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하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을 포함한 대형주의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AI 붐을 100% 믿는다"라며 "연말까지 AI 관련주들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착륙 설계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욕구를 높인다.

지난달 신규고용은 늘었지만 실업률이 오르고 임금상승도 둔화하면서 노동시장 상황이 완화했다. 연준이 성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륙을 설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준다.

대형주는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시장을 지배했고 올해 대형주 베팅은 위험했지만 여전히 기회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았다. 높은 현금비중은 위험 신호이지만 그만큼 주식 시장에 들어설 준비금이라는 점에서 증시가 추가 랠리할 충분한 연료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강력한 모멘텀도 주가를 계속 끌어 올릴 수 있다. 탈백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퍼브스 CEO는 기술적 분석 결과 나스닥 100이 과매수 상태이며, 이는 자산이 급격한 하락에 더 취약해질 수 있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퍼브스에 따르면 2년 전 같은 조건에 도달했을 때 지수는 3개월 동안 10% 더 상승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급등은 다른 주식도 큰 폭으로 오른 후에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미 109% 상승했지만,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낙관적인 매출 전망을 내놓은 이후 지난 한 주동안 30% 더 올랐다.

헤닝앤월시자산관리의 케빈 만 최고투자책임자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예상 순이익의 44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약간 부유해졌다(a little rich)"고 표현했다.

그는 "향후 2년 동안 기술주를 여전히 선호하지만 대형주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훨씬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은 인상적인 현금흐름과 건전한 배당수익률을 보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상승하고 일부 종목이 급등하는 동안 나머지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신호 등으로 인한 경계심도 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 테슬라 등 단 7개 종목의 성과가 5월까지 S&P 500의 2023년 총 수익률의 전부를 차지했다.

또 네드 데이비스에 따르면 S&P 500 주식의 20.3%만이 3개월 연속으로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50년 이래 최저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등한 후 아이세어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유 비중을 줄였다.

그는 시장 폭이 좁아지며 광범위한 주식시장에 대한 불길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밸류에이션 지표에서 S&P500의 선행주가수익비율은 18.5배로 역사적 평균 15.6배보다 높다.

그는 "시장 집중이 한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이러한 집중은 일종의 경고"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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