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김병철 "귀엽다는 반응, 전혀 예상 못 했죠"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3. 6. 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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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김병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매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우럭' '파국이' 등의 별명을 만들어내던 배우 김병철이 또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미움받아야 할 불륜남 역할임에도 불구, '귀엽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성의 하남자'라는 별명까지 품에 안게 된 것. 이런 반응은 인호를 연기한 김병철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빠른 전개와 사이다 가득한 스토리, 그리고 차정숙의 성장 이야기가 공감을 자아내며 신드롬급 인기와 함께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닥터 차정숙'이 처음부터 인기가 높았던 건 아니었다. 1회만 해도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평범한 성적으로 시작했기 때문. 하지만 곧 그래프는 막힘없이 치솟기 시작했고 결국 10회 만에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드라마가 이렇게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건 쉽지 않은 일. 하나 김병철은 '태양의 후예' 'SKY 캐슬'에 이어 다시 한번 '닥터 차정숙'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됐다.

"생각보다 좋은 호응이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 시청률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는 솔직한 소감을 전한 김병철은 "방송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인기는 예상 못 했다. 물론 대본이 재밌고 시청자분들도 유쾌하게 보실 거라 생각했지만, 제작발표회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두 자릿수 정도만 예상했는데 이렇게나 좋게 나와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나 'SKY 캐슬' 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이는 물음엔 "두 작품 모두 '닥터 차정숙'과 달리 초반부터 관심도가 폭발적이었던 것 같다. 인기를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닥터 차정숙'은 말 그대로 점진적으로 성장해 주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다. 그런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기 비결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 작품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야기나 균형이 잘 맞았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또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호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 성장만 있지 않고 감동과 코믹도 있지 않냐. 이런 균형이 잘 맞아 시너지를 일으켰다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 김병철이 연기한 서인호는 아내 차정숙 몰래 바람을 피워 첫사랑 최승희(명세빈)과 아이까지 갖는 인물. 누가 봐도 확실한 빌런이지만 어딘가 허당스러운, 또 능글맞은 면모 덕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성의 하남자'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등과 같은 수식어를 얻기도.

이런 반응과 관련 김병철은 "인호는 어떻게 봐도 빌런, 어떻게 봐도 나쁜 놈이긴 하지만 세상에 나쁜 면만 있는 사람은 없다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나쁜 면이 있기 마련이고, 나쁜 사람도 좋은 면이 있기 마련이다. 한쪽 면만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작업을 할 때 그런 걸 많이 염두에 두고 연기했고 진짜로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려나갔다"라고 서인호가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역이 된 계기를 설명했다.

"다만 귀엽다는 반응을 받을 것까진 예상하지 못했다"는 김병철은 "대본을 봤을 때 물론 재밌긴 했지만 이 정도로 코믹적인 요소가 많을지는 몰랐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예상할 수 없었다. 사실 촬영할 때 스태프들 중에서 '귀엽다'는 얘기를 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땐 그저 응원해 주시기 위해 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을 보니 이런 맥락에서 귀엽다고 하신 거였구나 뒤늦게 이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호가 귀엽게 보일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엔 "내가 따로 노력한 건 없으나, 인호의 '웃픈(웃긴데 슬픈)' 상황들과 인호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내는 허탈한 실수들이 모여 귀엽게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인호의 안쓰럽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모습 덕분에 이런 반응이 나온 것 같다"라며 웃었다.


서인호를 연기하며 곤란했던 부분은 없었을까. 김병철은 "'SKY 캐슬' 차민혁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인호와 겹칠까 고민은 됐지만, 상황과 장르가 다르기에 걱정 없이 연기했다"면서도 익숙지 않았던 장르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고 답했다.

서인호는 "일단 코믹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물론 '천리마마트' 때 경험을 하긴 했지만 결이 달랐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고, 웃음은 특수성과 보편성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연기함에 있어 쉽지 않았다"라며 "또 의학 드라마가 처음이라 어려웠다. 일단 말 자체가 생소했다. 계속 반복적으로 연습하며 숙달하려 했고 수술하는 장면은 전문가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나 "이번에 경험해 보며 의학 드라마를 제대로 다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는 김병철은 "미국 드라마 '하우스'나 한국 드라마 '하얀거탑' 같은 작품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본격적인 의료지식이 드러나는 작품에 출연해 어려운 단어들을 줄줄이 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며 열의를 드러냈다.

김병철이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또 있었다. 로맨스가 바로 그것. 이번 '닥터 차정숙'을 기점으로 장르의 저변을 넓혀보고 싶단다.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을 통해 한 성장이 있다면, '로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바로 로맨스로 연결 짓긴 어려울 수 있겠지만, 로코 불모지였던 연기자 김병철에게 가능성은 발견하지 않았을까 싶다. 서인호에게 귀여움을 느낀 것처럼 말이다. 본격적인 로맨스는 아니더라도 키다리 아저씨 같은 캐릭터는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유쾌하게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김병철 | 닥터 차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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