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엄정화 "도전에 나이는 문제 될 게 없어요"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3. 6.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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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엄정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데뷔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고 그만큼 나이도 들었지만, 열정만은 그대로였다. 아직까진 작업함에 있어 전혀 힘듦이 느껴지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도전하는 것에 나이는 문제 될 게 없다"며 꾸준히 새로움에 도전하는 길을 나아갈 것이라는 배우 엄정화를 만나봤다.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차정숙의 성장 스토리가 공감을 자아내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시청률 역시 기록적이다. 1회만 해도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평범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2회만에 7.8%로 치솟더니 단 2주 만에 두 자릿수를 넘겼다. 인기는 꾸준히 이어졌고, 결국 10회 만에 18%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 차정숙 역으로 '닥터 차정숙' 열풍에 큰 공을 세운 엄정화는 "촬영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오랜만의 드라마이기도 해서 조금 두려운 마음으로 첫 방송을 기다렸는데, 정숙의 성장 과정과 드라마가 지닌 진심을 시청자분들이 너무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안 되면 모두 내 탓이라는 중압감도 있었으나 무척 즐거워해주셔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장 인기를 실감할 때가 언제냐는 물음엔 "얼마 전에 대학 축제를 갔는데 앞에 있는 친구들이 '엄정화'가 아닌 '차정숙'의 이름을 소리치더라. 그 친구들한텐 엄정화보단 차정숙으로 내가 익숙하구나 싶으면서도, 드라마로서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고 사랑받은 적은 없어서 새롭기도 했다. 연예계 생활을 30년 해왔지만 이런 친근한 반응이 새롭다"라고 답하며 "특히 20대, 30대 분들의 반응이 가장 신기한 것 같다. 사실 막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드라마인데 이렇게 재밌어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새로웠다. 일단 재밌고 전개가 빠르고 다양한 세대층의 이야기가 있어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그간 엄정화는 '댄싱퀸' '오케이 마담' 등 코미디 장르의 작품에서 늘 좋은 모습만을 보여줘왔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을 터. 이 와중에 코미디에 다시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부담은 전혀 없었다"라고 밝힌 엄정화는 "과거엔 코미디 장르에 갇히지 않을까, 이미지가 국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연기에 대한 걱정은 해본 적 없던 것 같다. 작품 선택에 있어 장르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다만 연기를 하며 아쉬웠던 부분은 있었다"고 전한 엄정화는 "배우들의 공통점이 꼭 찍고 뒤돌고 나면 아쉬운 부분이 생각난다. 대본을 보며 고민할 땐 그런 생각이 안 들다가도 막상 촬영 끝내고 집 갈 때 머릿속에 떠오른다"라고 설명하면서 "그래서 '닥터 차정숙' 촬영 중에도 분위기를 살피고 눈치를 보고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을 한 내가 후회된다. '이렇게 잘 될 줄 알았으면 더 즐기고 스태프들한테 더 많이 표현해 줄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웃었다.


엄정화가 연기한 차정숙은 지천명을 앞둔 나이에 죽을 위기를 기적적으로 넘기고 그제야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의사에 도전하는 인물. 엄정화는 그런 차정숙에게 가장 공감한 부분이 '나이'라고 꼽으며 "나이 때문에 받는 타박 같은 게 있지 않냐. 나이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런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기도 하고. 내가 겪었던 것들이기에 차정숙의 상황이 더 공감됐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닥터 차정숙' 촬영 도중, 나이 때문에 억울했던 순간이 있었냐는 질문엔 "가끔 촬영을 하다 보면 스태프들이 '피곤하시지 않냐, 힘드시지 않냐'라고 악의 없이 물어봐 주시는데, 그게 따뜻하고 감사하면서도 묘했다. 난 '괜찮은데, 어느 누구보다 체력이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엄정화가 차정숙에게 공감한 부분은 또 있었다. 바로 병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점. 엄정화는 지난 2010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10년간 음악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엄정화는 그때를 회상하며 "수술을 긴 시간 동안 하고 눈을 떴는데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 그냥 외롭기만 했다. 그때가 딱 마흔이 됐을 때였는데 무척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더 마음을 바꾸려 노력했다"라는 그는 "힘든 감정에 잠식되지 않으려 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려 했고, 책도 많이 읽었다. 스스로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그때 많이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엄정화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한층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었다. 나이 역시 과거엔 걸림돌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랑스러운 존재가 됐다고. 엄정화는 "과거엔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 때면 항상 불안했고 두려움에 떨며 지냈다. 어쩔 땐 내 나이가 우스꽝스러운 건가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태까지 너무 잘 해왔다는 생각과 함께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라고 전하면서 "변한 부분은 또 있다. 예전엔 스스로에게 야박하고 칭찬도 할 줄 몰랐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내가 나한테 너무 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자신을 많이 칭찬해 주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엄정화는 자신을 계속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에 대해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인 것 같다. 연기와 음악을 좋아해서 계속 해왔는데, 여전히 이 감정이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하며 앞으로도 나이에 개의치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JTBC]

닥터 차정숙 |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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