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명세빈 “첫 불륜 캐릭터, 사랑받아 신기했어요”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3. 6.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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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명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처음이었지만 더할 나위 없었다.모든 게 낯설어 걱정이 많았지만, 우려가 무색하게 전성기 때만큼 큰 사랑과 관심을 받게되어 고맙고 신기하다는 배우 명세빈이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명세빈은 극 중 정숙의 남편 인호(김병철)와 불륜 관계로, 딸 은서(소아린)까지 몰래 낳아 키운 승희 역으로 활약했다.

그간 사랑스럽고 따스한 캐릭터만 맡아왔던 명세빈이 불륜 연기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 시청자들에게 익숙지 않을 모습이기에, 또 새롭게 하는 도전이기에 처음엔 걱정도 많았단다. 명세빈은 “사실 이런 캐릭터는 예전부터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같은 길로만 갈 순 없지 않냐. 언제까지 ‘청순가련’ 콘셉트로 남아있을 수도 없기에 악하고 이기적인 모습도 내 안에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그간 홀로 품어왔던 꿈을 드러내면서도 ”다만 막상 연기를 시작하니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고충을 솔직하게 밝혔다.

“평소 안 하던 연기 스타일이다 보니 당황스러웠어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승희의 전사가 완전히 나오는 게 아니라 띄엄띄엄 나오다 보니, 승희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머리와 감정이 모두 필요했어요.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먼저 머리로 이해하려 한 뒤, 그걸 감정으로 내보내려 노력했어요.”

승희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주어진 시간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현저히 짧았던 것. “작품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는 명세빈은 “내가 합류하고 나니 감독님이 바로 진행해도 되겠다고 하시더니 촬영을 밀어부치더라. 한 순간에 난 몇 개월간 대본을 본 분들과 맞춰가야 하는 입장이 된 거다. 시간이 흐르며 숙성되는 생각이나 감정들도 있을텐데 곧바로 들어가야하니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그때 명세빈이 손을 뻗은 건 엄정화와 김병철과 같은 함께 호흡을 맞출 동료 배우들. 이해하기 힘든 감정이나 정도를 맞춰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구했단다. 명세빈은 ”일례로 승희와 인호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곤 했다“고 설명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일반적인 연애라면 이렇게까지 올 수 없다고 보고 있었는데, 김병철 배우와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관계는 연인을 넘어 소울메이트와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상상을 확장시키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처음엔 두려움 섞인 도전이었지만, 그가 낸 용기는 곧 크나큰 관심으로 돌아왔다. 걱정이 무색하게 다양한 상처를 지닌 승희를 입체적으로 연기하는 데 성공하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낸 것.

지난 3개월간 ‘닥터 차정숙’이 일으킨 열풍은 그야말로 신드롬과 같았다. 매 에피소드가 화제를 모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1회만 해도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였던 시청률은 4회 만에 두 자릿 수를 돌파, 10회 땐 18%의 벽을 넘기도 했다.

이런 ‘닥터 차정숙’ 열풍에 한몫한 배우 명세빈은 ”이런 사랑이 꿈만 같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특히 식당 같은 곳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좋아해 주시는데 반응이 신기하다. 한쪽에선 새로운 연기에서 도전해 너무 좋다고, 반대쪽에선 승희의 상황이 안타까워서 왜 그런 연기를 했냐고 하신다. 방송되기 전만 해도 욕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런 반응은 없어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명세빈은 과거의 인기를 다시 누리는 것 같아 기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참 어렸을 때 느꼈던 관심과 사랑을 다시금 느끼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그는 ”길 가다가도 날 알아봐주시고 좋아해 주시는데 에너지가 느껴져서 너무 좋다. 전성기 때 느낌을 다시금 느끼는 것 같다. 그땐 너무 어려서 관심에 대한 고마움을 제대로 못 느꼈고 왜 날 좋아해주시는지 몰랐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반응해주시니 신기하고 새로울 뿐이다. 이런 기쁨을 다시 맛볼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닥터 차정숙’의 뜨거운 인기는 그가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기에 더 뜻깊을 수 밖에 없었다. 중년에 접어든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닥터 차정숙’이 마치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 것 같다고.

“‘닥터 차정숙’은 내게 마치 새로운 문 같은 작품이었다”고 운을 뗀 명세빈은 “인생 후반부에 열린 새로운 문 같다”고 부연 설명하면서 “이걸 계기로 또 다른 색깔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 너무 다행인 건 나이가 들며 세상의 흐름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엔 20~30대 배우가 주로 소비됐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변화돼 40~50대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우리의 문화도 부각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여 년을 쉬지 않고 달려 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선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게 연기를 오래할 수 있었던 나름의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하면서 ”그걸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 같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지 않냐. 난 주연에서 밀리는 것에 메달리지 않았고, ‘어떤 일이 와도 열심히 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만 내려왔다고 끝이라는 생각은 안했다. 또 어떤 기회가 어떻게 올 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냐. 앞으로도 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연기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코스모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 | 명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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