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엄정화 누나 나오는 ‘댄스가수 유랑단’도 시청”‘차정숙’[EN:인터뷰②]

[뉴스엔 김명미 기자]

배우 김병철이 '닥터 차정숙'을 통해 엄정화와 함께 부부로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 김정욱)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김병철은 극 중 차정숙의 남편 대장항문외과 과장 서인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병철이 맡은 서인호는 아내 차정숙과 첫사랑 최승희(명세빈 분)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던 인물이다. 차정숙이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면서 철두철미하게 완벽했던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고, 결국 가족들에게 외도가 발각되며 한순간 파멸을 맞게 됐다. 이후 서인호는 점차 차정숙의 가치를 깨닫고 '후회 남주'의 길을 걷게 됐다.

김병철은 이러한 서인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마성의 하남자'라는 별칭과 함께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을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얻었다.

작품 종영을 앞둔 지난 5월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난 김병철은 함께 부부로 호흡한 엄정화와의 호흡을 언급하며 파트너로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 김병철과 일문일답.

-인터뷰는 종영 후 나갈 예정이지만, 아직 방송이 2회가 남은 상황이다. 결말을 알고 있을 텐데 만족하나.

▲'닥터 차정숙'이 차정숙의 성장 드라마인데, 이번주까지는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지만 차정숙의 성장이 잘 드러나는 엔딩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닥터 차정숙' 시즌2가 가능할까.

▲작가님이 정말 신박하게 글을 쓰는 분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보면서 시즌2를 생각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정숙의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엔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정화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만족스러운 엔딩이다.

-'닥터 차정숙' 전개가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다.

▲맞다. 기본적으로 불륜남이 귀엽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작가님이) 귀여움을 의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믹한 장면을 많이 넣어서 풀어내셨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온 것 같다. 군데군데 진행되는 이야기들도 허를 찌르는 부분이 많았다. 어떤 부분은 고구마일 것 같은데 '오? 이렇게 간다고?' 생각되는 지점도 있었고. 좋은 대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으로 원없이 망가진 것 같다. 특히 차정숙이 서인호의 얼굴을 케이크에 박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얼굴을 박고 나서 크림이 하얗게 묻을 줄 알았는데 빵 조각이 딸려 올라왔다. 의도된 게 아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빵이 계속 떨어져서 조각을 붙여가면서 장면을 떴던 기억이다.

-서인호는 차정숙과 최승희 사이에서 왜 차정숙을 선택한 걸까.

▲일단 정숙이 다시 의사 일을 시작하면서 잊고 있었던 정숙의 장점과 매력을 다시 발견한 것 같다. 인호가 커리어우먼을 좋아하는 취향인 것 같다. 약간 마마보이 성향이 있지 않나. 자기가 기댈 수 있고 능력 있는 여자를 좋아하는데, 정숙에게서 그런 매력을 다시 발견한 것 같다. 거기에 질투심도 작용을 했을 것이고. 그런 조건이라면 자신이 이루고 있는 가정생활을 무너뜨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물론 인호도 승희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양심적으로 걸리고, 너무 못할 행동이라고 생각됐겠지만, 다시 발견한 정숙의 매력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최승희 딸 최은서(소아린 분)가 서인호의 아이가 아닐 거라는 추측도 있었다.

▲작가님이 서인호에게 극한의 상황, 도저히 수렁에서 건질 수 없는 상황을 계속 만들면서 퀘스트를 부여하신 것 같다.(웃음)

-서인호가 최은서를 친딸처럼 대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에서 언급이 되긴 하는데, 은서가 자기를 쳐다보는 게 너무 무섭고 힘들다고 말한다. 자기를 비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까이 가기 힘들고 두려운 존재로 생각한 것 같다. 애써 외면해온 치부가 드러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자식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된 것 아닐까. 인호도 문제가 상당히 크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정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크론병 부정적 묘사 논란 등 잡음도 있었다. 배우들의 심경도 복잡했을 텐데.

▲확실히 조금 더 세심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성장 이야기를 다루는데, 어떤 분들에게는 의도치 않았지만 상처를 드렸다. 조금 더 세심해야 했고, 저 역시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함께 연기한 엄정화 씨는 어떤 배우였나.

▲앞서 말한 것처럼 캐릭터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엄청난 배우다. 워낙 유쾌해서 현장에 누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누나가 있으면 분위기가 훨씬 더 부드럽고 환해진다. 늘 좋은 기운을 주는 훌륭한 배우다.

-tvN '댄스가스 유랑단'도 시청했나.

▲봤다. 아직 누나한테 이야기를 안 했다. 만나서 '너무 잘 봤다'고 말하려 한다. 차정숙과 분명히 다른 모습인데, 이제는 제가 누나를 알아서 그런지 차정숙 같은 모습이 보이더라. 너무 긍정적이고 주변을 배려하는 모습. 누나를 경험하지 못했을 때는 '되게 좋은 분이구나' 이렇게만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더 개인적인 느낌이 든다. (방송을 보는데)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점이 보이더라. 또 연기를 하는 가수들은 무대 위에서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무대 위에서도 가수로서 연기를 펼치는 느낌이 있는데, 그런 모습들이 새롭게 보이더라.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은 없나.

▲저랑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면 시도해볼 생각이 있다. 하지만 아직 그런 면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출연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정화 누나가 옆에 있어서 잘 넘어갔다. 그런데 녹화 중 정화 선배님이 제 팔을 '아유' 하면서 잡더니 '힘들지?'라고 말씀하시더라. 사실 저는 '나름대로 괜찮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는데.(웃음)

-미혼인데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것은 어떨까.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다. 물론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삶으로 보는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고 소통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인터뷰③에서 계속)

뉴스엔 김명미 mms2@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