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토마토 사건으로 보는 청년농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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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농업에 진입하려 할 때 생각보다 장벽이 높다.
농업분야에서 일하기 전에는 농업 장려를 위해 정부가 청년농에게 지원도 많이 하고 여러 혜택도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막상 농민이 돼보니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방울토마토는 정식 후 평균적으로 70일 이내에 수확할 수 있고 완숙토마토는 평균 90일 이내로 수확이 가능해 청년농들이 선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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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농업에 진입하려 할 때 생각보다 장벽이 높다. 농업분야에서 일하기 전에는 농업 장려를 위해 정부가 청년농에게 지원도 많이 하고 여러 혜택도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막상 농민이 돼보니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부모님 농사를 승계받는 후계농과 달리, 창업농은 일을 시작할 때 더 꼼꼼히 준비하고 알아봐야 할 것도 많다. 토지 임차나 매입도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작물 재배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지역 특성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다. 보통 청년농이 단기 밭작물 재배로 귀농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그래서다. 과실수는 묘목을 심고 적어도 3년 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작기가 1년에 이르지만, 단기 밭작물은 1년 안에 다양한 재배 경험을 할 수 있다.
필자가 있는 경남권에선 토마토농사를 짓는 청년농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방울토마토는 정식 후 평균적으로 70일 이내에 수확할 수 있고 완숙토마토는 평균 90일 이내로 수확이 가능해 청년농들이 선호하는 듯하다. 빨리 수익을 낼 수 있고 기계화도 가능한 작물이라 많은 귀농인들이 진입하는 작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이 토마토조차 안정된 소득을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토마틴’ 사건 때문이다. 특정 토마토 품종의 덜 익은 열매에 함유된 토마틴 성분이 콜레스테롤 제거 효과가 있는 사포닌인 ‘에스쿨레오시드A’로 바뀌는 과정에서 강한 쓴맛이 나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것을 먹고 사람들이 구토 증상과 복통을 호소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토마토 품종은 극소수 농가에서만 재배했었는데, 사건이 보도된 후 한동안 토마토 소비가 급감해 대다수 농가가 어려움을 겪었다. 각종 자재값과 난방비·전기료·인건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토마토값이 폭락한 것이다. 당시 경매가격 기준으로 완숙토마토는 50%, 방울토마토는 80%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고 한다. 특히 영농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기반이 취약한 청년 창업농들은 자본 잠식으로 부도가 나거나 생산한 토마토를 수확하지도 못하고 갈아엎는 일도 있었다.
토마틴 사건 이후에 일어난 주키니호박 사건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으로 크게 낭패를 본 농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농사 경험이 짧은 청년농들은 경영상 타격 못지않게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아 위축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은 점차 잊히겠지만 농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안정을 강조한다. 그러려면 먼저 농가 경영이 안정돼야 한다. 농산물의 가격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고, 특히 이번 토마틴 사건이나 주키니호박 사건처럼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도 농가 경영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덧붙여 언론도 농산물 안전성 관련 보도는 신중히 다뤘으면 한다. 문제는 정확히 지적하되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게 충분히 설명했다면 상황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미영 창원생과방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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