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석학의 경고…"韓 노동개혁 안하면 1%대 저성장 고착화"

김정남 2023. 6. 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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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강력한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2020년대 후반에는 1%대의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입니다."

그는 "한국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이라며 "'타다'가 택시 사업자들의 반대로 폐업한 것은 과도한 규제가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성공을 어렵게 만든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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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우재준 드폴대 종신교수①
"韓 경제의 일본화, 장기 저성장 흐름 가능성"
"獨 부채 브레이크 같은 강력한 재정준칙 필요"
"美 부채협상 보라…쓸데없는 위기 자초 말아야"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한국이 강력한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2020년대 후반에는 1%대의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입니다.”

우재준 미국 드폴대 종신교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제도와 규제를 바꿔 한 나라의 장기 성장세를 주도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굴지의 국제관계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한국 경제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담은 기고를 실어 주목받은 재미 석학이다. 이 기고문은 지난해 10월, 3년 작업 끝에 완성한 학술서 ‘다음 위기에 직면한 한국’(Confronting S Korea‘s Next Crisis)의 요약본 격이다.

우재준 미국 드폴대 종신교수. (사진=우재준 교수 제공)

우 교수는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 “일본식 장기 침체는 (급격한 엔화 절상에 따른) 금융위기를 동반한 강한 침체로 정의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일본과 같은 금융위기 가능성은 작지만, 부채 부담에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한계기업이 늘어 투자가 감소하는 식의 장기 저성장의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런 우 교수가 가장 강조한 해법은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다. 그는 “한국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이라며 “‘타다’가 택시 사업자들의 반대로 폐업한 것은 과도한 규제가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성공을 어렵게 만든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은 굉장히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많은 연구를 보면 정규직 보호가 높을수록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심화한다”며 “정규직 보호 문턱을 낮춰야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국회에서 공회전하고 있는 재정준칙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다가올 복지 지출과 통일 비용의 증가까지 고려하면 국가부채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우 교수는 “독일은 2009년 ‘부채 브레이크’(debt brake)라는 강력한 재정준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실행해 한때 80%가 넘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2019년 60% 이하로 낮췄다”며 “법으로 강제하는 강력한 재정준칙을 미루면 안된다”고 했다.

우 교수는 한국 국회에 대한 안타까움 역시 드러냈다. 그는 “미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한 나라”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부채 한도 협상을 보면 쓸데없는 위기는 자초하지 말자는 게 초당적인 이해관계이니 빨리 타협한 것”이라고 했다. 우 교수는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근대사에서 유례가 없는 최고점에 있다”며 “국가신인도가 좋고 저성장 국면은 천천히 오니, 기성정치 세대가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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