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생명 담보로 한 고령농 농기계 운전

유건연 2023. 6.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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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소방본부가 눈여겨볼 만한 통계치를 내놨다.

자료를 꼼꼼히 뜯어보면 지난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농기계 안전사고는 모두 703건.

고령농의 농기계 사고가 심각한 이유는 중상 이상이거나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평생 농사만 짓던 70∼80대 고령농이 농기계 사고를 당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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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소방본부가 눈여겨볼 만한 통계치를 내놨다. ‘2022년 119구급 출동 중 농기계 안전사고 발생 현황’ 분석 자료다. 자료를 꼼꼼히 뜯어보면 지난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농기계 안전사고는 모두 703건. 사망하거나 심각하게 다친 인명 피해는 652명(사망 31명, 부상 621명)에 달한다.

이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령대별 사상자 수치다. 70대가 무려 203명으로, 전체 사상자의 31.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80대가 182명(27.9%), 60대 158명(24.2%), 50대 64명(9.8%) 순으로 나타났다. 70∼80대 사상자 비율이 전체 농기계 안전사고의 59%에 이르고, 60대까지 포함하면 전체 83.2%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자 사고는 심하게 증가하고 있다.

고령농의 농기계 사고 증가 추세는 나라 전체 통계와도 일치한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안전보건 중앙DB센터가 2017∼2021년 농기계 사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2023건 가운데 1455건이 65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전체 사고 건수의 3분의 2(71.9%)를 차지했다.

고령농의 농기계 사고가 심각한 이유는 중상 이상이거나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순발력 등 순간 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농촌 특성상 외딴 도로나 좁은 길에서 사고가 나는데 경운기 같은 소형 농기계는 운전자 단독 사고가 잦아 119신고를 제때 할 수 없는 상황이 대다수다. 그 때문에 피해자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때가 많다.

김병주 경북소방본부 구급구조과 소방위는 “70∼80대 고령농은 기계 조작이 미숙하거나 사고 발생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의식을 잃어 119신고가 늦어지면서 응급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상이나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고령농의 사고 기종은 낡은 경운기가 많다. 경고등이나 운전자 안전장치가 부족한 낡은 경운기를 이용하다 변을 당한다.

고령농의 농기계 안전사고는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고 고령화하는 농촌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은 농기계 안전교육이나 농기계 수리 점검이 사실상 전부다.

한평생 농사만 짓던 70∼80대 고령농이 농기계 사고를 당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스마트팜은 물론이고 농기계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농기계 안전장치 확충, 안전장치 없는 구형 경운기 폐기, 농기계 안전장치 의무화 등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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