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미국과 한국, 대비되는 경제 딜레마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 상황이 명백히 대비된다. 미국 경제는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33만9000개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인 19만개를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견조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5~5.25%까지 올라간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6월엔 금리 인상을 한차례 쉬어가더라도 7월 다시 금리를 한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5.7%를 기록해 5%대에 진입했지만 4월까지 0.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통화 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있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정책 전환(피봇)없이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진단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미 금리격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 격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성장률 부진으로 딜레마에 빠진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수출이 급감하며 침체에 빠졌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11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1.1%) 등은 한은 보다 낮은 전망을 제시했다.
성장률이 하락하는 반면 물가는 여전히 고공 비행 중이어서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상황 중 대처하기 가장 어렵다. 스태그플레이션을 해소하려면 한은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해 물가를 잡거나, 성장률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그 어느쪽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
특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가계부채가 꼽힌다. 막대한 가계 부채는 소비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국내 가계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102%에 달한다. 이에 더해 전세사기가 시장을 흔들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가능성은 여전하다. 역전세난도 악화일로다.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악재가 더 크게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온기가 돌고 있다.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영끌을 통해 집을 매입하는 흐름이 다시 나타난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지난 1월 3일 정부가 모든 부동산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버린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단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부진한 경제 흐름 속에서 부동산 시장만 나홀로 승승장구하기란 어렵다. 주택시장이 지난 2013년 이후 장기 상승세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이번 조정장이 단기간에 그치긴 힘들다는 진단도 나온다.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는 속담이 있다.
젊은 세대들은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내집 마련은 어렵다"는 두려움에 빠진듯 보인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가계 부채 비율을 80% 밑으로 낮추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모든 여건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조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다. 높은 집값이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부도 정책 결정 및 가이드라인에 신중해야 한다.
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kenny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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