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생존 달렸는데… 전문가가 근거 없는 말로 日오염수 불안 부추겨”
“45년 바닷일을 하면서 일본 물고기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잡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교수 등 전문가라는 분들이 억지 주장을 펴서 공포심을 자극하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김대성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학적 근거 없이 자신의 생각만으로 펼친 무책임한 주장 몇 마디가 우리 어업을 멸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회는 올해 초 기준 1만7000여 명의 어민들이 가입한 단체다.
김 회장은 “최근 여름철 대표 식중독균인 비브리오균 걱정에,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겹치며 어업인들 생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데 일부 교수들까지 연일 불안감을 조장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연합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 전국 주요 직판장에서 팔리는 생선 도매가격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1㎏당 평균 1만4000~1만5000원에서 8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김 회장은 “정말 방사능에 오염된 물고기가 나타나면 우리 수산업 전체가 소멸할 정도로 민감한 문제”라며 “배울 만큼 배웠을 분들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어떤 피해가 생길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연합회는 앞서 지난 2일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에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충남 태안경찰서에 고발했다. 서 교수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판하면서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해역의) 물고기가 한국 해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왔다.
김 회장은 “수온에 정말 민감한 게 물고기인데, 서 교수는 물고기들이 온도가 다른 우리 바다와 일본 바다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처럼 주장한다”며 “심지어 서 교수는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방사능 물질을 실어나른다고 했는데, 심해 어종은 인근을 빙빙 돌 뿐 지역을 옮겨 다니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서 교수는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만든 과학적 증거들마저 못 믿겠다고 한다”며 “저 같은 어민은 기술적 용어를 잘 모르지만,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구라면 믿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편 서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어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애석하다. 다만 입장은 정리 중이라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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