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결근, 의혹엔 침묵, 세비만 받아가는 김남국
100억원대 코인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이 국회 법사위에서 교육위로 소속 상임위를 옮겼다. 법사위의 비교섭단체 정원이 이미 채워져 있어 민주당을 탈당한 김 의원의 잔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존재 자체가 비교육적인 사람”이라며 교육위행(行)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이동이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 자체가 의문시되는 사람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억~수십억원대 신생 코인을 거래·보유한 의혹, 코인 과세를 유예하고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법을 만드는 등 이해 충돌 논란, 국회 회의 도중 수시로 코인을 거래한 정황 등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꼬리 물었다. 쏟아지는 의혹 앞에서도 투자금의 출처와 투자 경로, 특혜 의혹 등에 한마디 해명도 없이 “부당한 정치 공세에 맞서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는 게 수사받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김 의원은 3주일 가까이 잠적 생활을 하며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등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공식 업무는 수행하지 않은 채 세비만 챙기고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민주당이 특별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출석하는 국회의원의 수당을 삭감하는 법안을 발의할 때 이름을 올렸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상식과 동떨어진 김 의원의 행보는 이재명 대표의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이 맹목적 지지를 보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지자들의 응원 문자에 김 의원이 “더 힘내고, 꿋꿋하게 이겨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에 대한 자체 조사와 징계를 ‘없던 일’로 돌린 것도 극렬 지지층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 윤리위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특위 위원장은 “김 의원보다 박덕흠·윤미향 의원 징계안을 먼저 처리하는 게 순서”라고 방패막이를 쳐주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엔 김 의원에 대한 ‘제명’이나 ‘자진 사퇴’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의혹을 규명하기는커녕 자질조차 의심스러운 의원을 싸고도는 정당이 어떻게 공당(公黨)일 수 있는가.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적, 전람회 출신 故서동욱 추모 “모든 걸 나눴던 친구”
- 선관위, 현수막에 ‘내란공범’은 OK…’이재명 안 된다’는 NO
-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햄버거 계엄 모의’...예비역 대령 구속
- ‘검사 탄핵’ 해놓고 재판 ‘노 쇼’한 국회…뒤늦게 대리인 선임
- “너무 싸게 팔아 망했다” 아디다스에 밀린 나이키, 가격 올리나
- 24년 독재 쫓겨난 시리아의 알-아사드, 마지막 순간 장남과 돈만 챙겼다
- 검찰, 박상우 국토부장관 조사...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 공주서 고속도로 달리던 탱크로리, 가드레일 추돌...기름 1만L 유출
- “이제 나는 괜찮아, 다른 사람 챙겨줘” 쪽방촌 할머니가 남긴 비닐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