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조금 폐지… 한국, 다시 문 두드린다

이정구 기자 2023. 6.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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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사라져
국내업계 CEO들 잇달아 中 찾아

2022년 기준 1083만대가 팔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내수시장은 5분의 3을 차지한 최대 시장이다. 제2의 반도체 신화로 세계 시장 제패를 노리는 한국 배터리 기업이 중국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특혜성 전기차 보조금이 끝나면서 한국 기업 상대로 한 빗장도 풀렸다. 2015년 중국은 ‘제조2025′를 발표하며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자국산 배터리와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지난 7년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손 놓고 바라만 봐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한중 기업이 보조금 없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LG, 삼성, SK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달아 중국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중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리기에 나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3월 중국 난징공장을 방문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등을 점검했다. 권 부회장의 중국 방문은 2021년 CEO 취임 후 처음이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지난 3월 중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삼성SDI는 올해 중국 연구개발(R&D) 연구소 설립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에서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벽을 뚫는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BYD는 배터리도 직접 생산해 글로벌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자국 배터리와 완성차 업체 사이 협력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한국 업체의 주력 상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아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인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다만 샤오펑·니오 등 전기차 업체들이 고급 SUV 차종에는 효율이 높은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도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4월 열린 중국 최대 모터쇼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향상시킨 6세대 각형 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저가 배터리 위주 중국의 시장을 기술 초격차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눈치와 보조금 문제,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조건 때문에 자국 기업을 택해 왔다”며 “이제 보조금 문제가 동등해졌고, 품질 경쟁력에 강점이 있는 한국산 제품에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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