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박경리의 일본 설명서

박미현 2023. 6. 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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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 대하소설 '토지' 원고를 마무리 한 박경리 작가(1926~2008)의 '일본산고(日本散考)'가 다시 읽히고 있다.

국민적 정서와 국익에 폐를 끼치는 일본발 첨예한 사안이 10년 만에 '일본산고'(다산책방)를 재출간의 장으로 부른 것이다.

148장 분량의 '일본산고' 연재작 육필원고가 처음 공개된 것은 박경리가 세상을 떠난 지 두달여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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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 대하소설 ‘토지’ 원고를 마무리 한 박경리 작가(1926~2008)의 ‘일본산고(日本散考)’가 다시 읽히고 있다. 국민적 정서와 국익에 폐를 끼치는 일본발 첨예한 사안이 10년 만에 ‘일본산고’(다산책방)를 재출간의 장으로 부른 것이다. 148장 분량의 ‘일본산고’ 연재작 육필원고가 처음 공개된 것은 박경리가 세상을 떠난 지 두달여 뒤였다. 딸 김영주가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미완성 원고도 있었다는 사실이 2008년 7월 21일자 강원도민일보에 보도됐다.

당시 김영주 토지문화관장은 “어머니는 생전 지인들과 일본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눠왔다”며 “이를 글로 남겨달라는 주변의 요청이 많았고 어머니께서 이에 마음을 잡고 작품으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11일자부터 원주투데이에 일본산고 연작이 6회에 걸쳐 소개됐다. ‘증오의 근원’ ‘신국의 허상Ⅰ’ ‘신국의 허상Ⅱ’ ‘동경 까마귀’ ‘출구가 없는 것’ ‘일본인들의 오해, 우리의 착각’ 여섯 편이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박경리 스스로 밝힌 대로 일본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쓴 이 글에서 일본, 일본인, 일본문화의 핵심으로 파악한 지점은 ‘신국(神國)의 망상’과 ‘천황의 허구성’이다. ‘초인적, 초자연적 이야기를 믿고 나라의 기틀로 삼는 일은 오늘날 세계 어느 곳에도 없을 것’이라며 일본을 가리켰다. 신국이라는 우산 속에서 비리를 합리화해온 그들의 역사, 삶의 방식은 그러나 제아무리 세계를 주름잡아도 그것은 닫혀진 세계며 정신적으로 봉쇄된 세계라고 비판했다.

2차세계대전 직후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단된 것과 달리 일본 히로히토는 일본군총사령관 복장에서 중절모에 신사복으로 갈아입고 ‘원래 평화주의자’로 이미지 세탁에 성공해 1989년까지 장수했다. 패전을 인정한 행위조차 일본국민에게는 ‘성스러운 결단’으로 선전된 채 오늘에 이르렀다. ‘신국’과 ‘천황’이 일본의 핵심 정치언어로 기능하는 한 이웃나라는 방심할 수 없다. 박경리의 지적처럼 ‘신국으로 여기도록 일본인 개인 사고를 그토록 붙들어 맨 일본의 국가권력이 매우 놀랍고,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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