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②] 5. 수몰 피해 vs 개발 편익

오세현 2023. 6. 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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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건설 반세기 ‘ 주변지 낙후 상관관계’ 여전히 수면 아래
2010년대 피해보상 논의 부상
댐 인근 시군 지역 황폐화 주장
SOC 확장 등 실질적 지원 촉구
수자공 사회·경제적 효과 강조
인구·지방세 감소 연관성 부정
“수몰지 낙후 원인 시설과 무관”

존경하는 국토해양부 장관님. 소양강댐이 건설된지 올해 40년이 되었습니다. 소양강댐은 그간 전력생산은 물론 수도권 수해예방과 용수공급 등 막대한 국익을 창출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댐 건설로 인하여 양구군은 육지 속의 섬이 되었고 지역낙후는 물론 수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어왔습니다. 당연히 댐에서 창출된 이익이 피해자에게 환원되어야 하나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번 댐 건설 40주년을 계기로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의 새로운 관심과 특별한 보상(지원)을 간절히 요구합니다.

-‘소양강댐 피해보상에 관한 건의문(양구군, 2013.3)’


소양강댐 준공 40주년을 앞둔 2010년대부터 피해보상 논의가 본격화됐다. 춘천과 양구, 인제는 물론 화천댐이 들어선 화천까지 댐으로 인한 지역 황폐화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K-water는 “댐 건설과 지역 발전 저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맞섰다. 이 지난한 과정은 소양강댐 준공 50주년을 맞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 소양강댐 건설로 육지 속 고도로 전락한 양구. 양구군은 소양강댐 준공 40주년을 맞아 정부에 건의문을 보낸 데 이어 올해도 국도46호선 확장 등을 촉구,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양구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피해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양구군

■ “42년 간 양구 피해액만 2조9970억원”

양구군은 2012년 소양강댐 준공 40주년을 맞아 당시 강원발전연구원(현 강원연구원)에 의뢰해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양구지역 피해’를 조사했다. 당시 연구진 발표에 따르면 소양강댐 준공 이후 42년 간 양구군 주민들의 피해 손실금액은 2조9970억원으로 산출됐다. 강원연구원은 조사 보고서에서 “연평균 1인당 손실액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각각 256만원·332만원으로 집계됐고 2010년대에도 연간 주민 1인당 92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당시 연구진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수몰로 인한 지방세·농업소득·임업소득 감소가 337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고 교통불편 소실이 1조5149억원, 선박이용에 따른 손실이 1363억원, 물류비 손실이 8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소양강댐 건설로 양구와 춘천 간 이동거리는 47㎞에서 93.6㎞로 2배로 늘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구군은 2013년 당시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소양강댐 피해 보상에 관한 건의문’을 제출했다. 양구군은 건의문을 통해 “소양강댐에서는 용수공급과 수력발전만으로도 연간 1204억원(2011년 기준)의 수입을 얻고 있다”며 “현재 양구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규모에 대한 실질적이고 형평성 있는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했다.


■ “강원도 전체 낙후…댐 과의 유의미한 연관 찾기 어려워”

K-water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K-water는 지난 2013년 ‘소양강댐이 국가 및 지역에 미치는 사회 경제적 편익산정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용수공급 편익은 6252억원(2012년 기준), 전력공급 편익은 556억원(2012년 기준), 홍수조절 편익 연 평균 1270억~2032억원으로 조사됐다.

K-water는 전반적으로 춘천, 양구, 화천 등 수몰지역들의 낙후도는 댐 건설로 인한 피해가 아닌 강원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소양강댐이 소재한 강원도의 경우 전반적인 인구 감소를 거의 모든 시·군에서 경험했다”며 “따라서 단순히 인구가 감소했거나 지방세 수입의 증가율이 낮다는 등의 사실만으로 특정 시설이 지역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서술했다.


■ 50년 간 피해 규모 10조 육박 주장도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지역 피해도 조사는 준공 50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소양강댐 주변지역의 피해 규모를 “6조8300억원에서 10조1500억원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강원연구원은 수몰지로 인한 기회비용 상실액 연간 813억~1133억원, 기상변화 등으로 인한 피해액 연간 553억~897억원으로 추산했고, 소양강댐 흙탕물 방류로 인한 수질·정수처리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반면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비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약 1120억원으로 1.6%에 불과하다.

양구군 역시 다시한 번 정부 설득에 돌입했다. 양구군은 지난달 춘천 추곡과 양구 송청을 연결하는 국도46호선 4차선 확장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김재식 양구군기획예산실장은 “소양강댐 수몰로 양구는 고립됐다”며 “지금도 양구는 4차선 접속도로가 없는 전국의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라고 했다. 오세현 tpgus@kado.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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