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었다 없어지기 반복”…정체성 없는 광주비엔날레 예술상
[KBS 광주] [앵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박서보 예술상'이란 상을 올해 처음 만들었다가 시상 한 달 만에 폐지해 큰 오점을 남겼는데요.
KBS가 살펴봤더니, 뚜렷한 정체성 없이 만들었다 없어진 상이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광주비엔날레 예술상의 난맥상을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18 당시 격문과 투사회보를 만들고 배포해 항쟁의 중심이 됐던 녹두서점을 재현한 작품.
2016년 10회 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 중진작가 상을 수상한, 스페인 출신 작가 도라 가르시아의 작품입니다.
'눈(NOON) 예술상'은 2010년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인간의 '눈'과 절정을 뜻하는 영단어, 'NOON'의 중의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눈 예술상' 제정 당시 비엔날레 재단은 기존 시상제도를 보완해 광주비엔날레만의 역사와 권위를 담보할 수 있게 됐다며 홍보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광주비엔날레 예술상은 대상과 특별상, 공로상과 각종 후원기관의 이름을 딴 상까지...
1회 때부터 명칭과 시상금, 후원금 출처도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눈 예술상'은 2016년까지 네 차례 시상을 끝으로 중단됩니다.
2천만 원 정도의 예술상 예산을 아껴 전시에 집중하겠다는 당시 재단 운영진의 결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박서보 화백 측 기지재단의 100만 달러 기탁에 따른 박서보 예술상 제정으로, '눈 예술상'은 아예 폐지됩니다.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이란 명칭이 후원 조건이란 이유에서입니다.
[김병택/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장 : "광주비엔날레 위상도 한번 재정립해 볼 필요성이 있고, 담론도 재정립할 필요성도 있고, 거기에 맞는 광주비엔날레 역사성과 정체성에 맞는 상의 명칭이나 성격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내년이면 비엔날레 30주년이지만, 만들었다 없앴다를 반복하며 역사와 권위를 담은 예술상 하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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