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북 불법 방기해 제재에 틈 생겨”…중·러 비판
한·미·일 3자 국방장관 회담도
북 미사일 ‘정보 공유’ 연내에
한·중 회담선 “평화에 역할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북한의 불법적 행태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법 위반 사항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중·러가 방조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한 것이다.
이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역내 안보 도전인 북한 위협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40여개국에서 6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장관은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해 특정 국가를 선제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유일한 국가”라며 북한 위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은 규칙 기반 질서를 위반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태를 방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를 통해 결의했던 대북 제재의 틈이 발생하고 있다”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 이 장관은 “일부 책임 있는 국가들의 반대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전례 없는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단 1건의 추가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도 채택되지 못했다”며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천리마 1형 발사를 계기로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도 중·러가 북한 도발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따른 방어적 조치라며거부권을 행사해 규탄 성명과 추가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했다.
이 장관은 국방장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지불한 비용으로 식량을 구입했다면 북한 주민들이 지금처럼 굶주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장관은 이날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상호 존중과 호혜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건설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했고 중국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3자 회담을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했다. 한·미·일은 3국 정상이 지난해 11월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올해 안에 가동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가동 시기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3국 장관은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는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 여타 합법적인 해양의 이용을 포함한 국제질서를 완전히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이들은 또 “러시아의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맞서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면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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