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00억 투입하고도 ‘텅텅’… 애물단지 된 ‘불고기팜 테마공원’ [밀착취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몸통이 절반으로 뚝 갈라진 소 모형이 놓여 있다.
소 몸통 모형을 둘러싼 벽에는 갈비, 등심 등 부위별 설명과 고기 모형이 내걸려 있다.
전시관에는 한우 종류와 역사, 품종, 성장 등에 대한 소개글과 옛 우사를 표현한 벽그림, 농기구 등이 놓여 있었다.
왜 전시해 뒀는지 설명조차 없는 초가집과 밭을 가는 소 축소 모형도 보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엉터리 수요 예측에… 세금만 낭비 지적
몸통이 절반으로 뚝 갈라진 소 모형이 놓여 있다. 소 몸통 모형을 둘러싼 벽에는 갈비, 등심 등 부위별 설명과 고기 모형이 내걸려 있다. 정체불명의 정육점이 아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100억원을 들여 제대로 만든 전시관의 현재 모습이다.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은 2018년 울주군 상북면 못안저수지 옆 1만7300㎡ 부지에 만들어졌다. 잔디밭 등 공원과 산책로, 50대의 차를 댈 수 있는 주차장(3600여㎡), 한우테마관 등을 짓는 데 100억여원이 쓰였다. ‘농어촌테마공원’이라는 이름과 관련지어 볼 수 있는 건 공원 초입에 있는 소 조형물과 한우테마관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원을 찾는 사람은 점점 줄었다. 2019년 2만8000여명이던 방문객은 2021년 7100여명이 됐다.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공원 관리인은 “테마관 전시실을 둘러보는 사람은 적지만, 14억원을 더 들여 만든 물놀이장은 주말에 350명 정도 찾는다”고 전했다.
진하공영주차장은 2012년 60억원을 들여 405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진하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서다. 진하해수욕장 주변에 마땅한 주차 공간이 없어 매년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주차 전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60억원어치의 시설들이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데도 울주군 공무원들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 건 쓰고, 써도 남아 이월할 만큼 넉넉한 살림살이 덕분이다. 울주군의회에 따르면 울주군이 지난해 살림하고 남긴 예산, 즉 ‘순세계잉여금’은 1944억원이다. 전년(1072억원)보다 82% 증가했다. 울주군의 지난해 예산은 1조4900억원. 한 해 예산의 20%에 해당하는 돈을 남겼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