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터지는 열차 참사… IT 신흥강국 인도의 민낯

윤솔 2023. 6. 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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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들을 찾게 도와주세요."

2일(현지시간) 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 때 함께 탄 아들을 잃은 라빈드라 샤우는 사고 직후 전복된 열차 객실 내부를 정신없이 뒤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인도 당국은 사고의 1차 원인이 신호 장애인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 뉴델리 인근에서 358명이 목숨을 앗아간 인도 최악의 열차 충돌사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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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안전 문제 다시 수면위로
160년 전 영국 식민지 시절 건설
철도시스템 노후화… 사고 잇따라
거액 투입해 현대화 추진 중 발생
1차적 원인은 신호 장애로 추정
中 시진핑 주석 등 각국 정상 애도
윤석열 대통령 “비통하고 슬프다”

“제발 아들을 찾게 도와주세요.”

2일(현지시간) 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 때 함께 탄 아들을 잃은 라빈드라 샤우는 사고 직후 전복된 열차 객실 내부를 정신없이 뒤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객차에 뒤엉킨 시신을 헤집으며 “최소한 시신만이라도 찾게 해달라”고 외쳤다.
열차 충돌 사고가 일어난 인도 오디샤주(州) 발라소레 지역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열차에 탑승했던 어머니의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수리야비르는 다음날 아침 친구에게서 사진 한 장을 전달받고 절망했다. 시신들을 찍은 사진 속에서 사고 당일 어머니가 입고 나갔던 옷자락이 보였기 때문이다.

수리야비르는 BBC 인터뷰에서 “지금 원하는 것은 어머니의 시신을 무사히 집으로 가져가 편히 쉬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참사 당시의 참혹함을 예상케 하는 증언도 이어졌다. 익명의 생존자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충돌 뒤 10~15명이 내 위로 떨어졌다. 열차에서 내렸을 때 사람 팔다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프라딥 제나 오디샤 주지사는 이 사고로 4일 현재까지 최소 275명이 사망하고 1000명 넘게 부상했다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그는 당초 288명으로 추정되던 사망자 수가 집계 처리 오류로 하향 조정됐다고 덧붙였다. 사고는 두 대의 급행 여객열차와 한 대의 화물열차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인도 당국은 사고의 1차 원인이 신호 장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망 중 하나인 인도 철도는 약 10만㎞에 걸친 선로로 매일 2500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하지만 영국 식민지 시절 지어져 가장 오래된 노선의 역사가 16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만큼 노후화된 시스템과 선로 상태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이런 탓에 정보기술(IT) 신흥 강국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철도 참사가 잊을 만하면 재발한다. 2016년에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열차가 탈선해 150여명이 사망했으며, 2018년 10월 펀자브주에서는 달리던 열차가 철로 위에서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덮쳐 6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1995년 뉴델리 인근에서 358명이 목숨을 앗아간 인도 최악의 열차 충돌사고도 있었다.

인도 정부는 현재 2조4000억루피(약 38조원)를 투입해 철도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 노선에는 정부가 전국에 구축하고 있는 열차 충돌 방지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았다.

각국 정상은 애도 메시지를 타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한국을 대표해 희생자와 가족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빠른 복구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위로전을 보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예림·윤솔·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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